가뭄과 폭염에 채소값 천정부지…배추, 양배추, 대파 모두 100% 이상 급등
대형마트들 메르스 확산에 오프라인 세일 행사도 못해
온라인몰에만 소비자 몰려…오프라인 매출 마이너스 반해 온라인은 40% 이상 늘어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계속되는 가뭄과 폭염에 채소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배추, 대파 등은 지난해보다 100% 이상 오른 데 이어 평년가격을 유지해오던 마늘과 양파값까지 오름세로 전환했다. 예년같으면 대규모 세일 행사 등을 진행했을 대형마트 등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확산으로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소비자들은 외출을 꺼리며 매장 대신 온라인몰에서 장보기를 클릭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의 오프라인 매장은 마이너스로 전환한 반면 온라인 신선식품 매출은 크게 급증하는 추세다.
12일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11일 현재 배추 1포기 평균 가격은 349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8.4%나 급등했다. 양배추 값은 더욱 크게 뛰었다. 1포기 값이 4779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80원에 129.8%나 치솟았다. 작년에 2포기 살 값에 1포기만 살 수 있는 것이다. 대파 1kg도 3797원으로 작년보다 108.3% 올랐다. 도매값은 더 뛰었다. 배추 1kg(810원)과 양배추 10kg(1만1400원)가격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154.7%, 185.0% 급등했다.
이들 채소들은 극심한 가뭄으로 최악의 작황을 보이며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그동안 가격 변화가 잠잠하던 채소들마저 가뭄을 견디지 못하고 오름세로 전환했다. 서울 가락시장에 따르면 이달 1∼10일 햇마늘 1망(3㎏ㆍ상품) 가격은 1만13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526원보다 73% 올랐다. 이 기간 양파 1망(1㎏ㆍ상품) 가격은 817원으로 전년 동기의 430원보다 90% 상승했다.
양파의 경우 지난해 공급 초과로 값이 폭락한 탓에 올해는 중만생종 재배면적이 많이 감소한데다 불볕더위 등 기상여건 악화로 생산량이 줄었다면서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형마트들은 대형 할인행사 등을 기획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예년 같으면 장마에 신선식품 물가 잡기 일환으로 할인행사를 진행했지만 메르스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고객이 급격히 줄어든데다 가뭄에 따른 물량 품귀 현상에 계획했던 행사마저 취소하고 있는 것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양배추와 대파 등의 가격이 많이 올라 최근 대규모 세일 행사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산지에 물량이 크게 부족해 일정을 접었다"고 말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메르스 때문에 방문 고객이 줄어들고 있어 새로운 행사는 당분간 만들지 말자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실제 대형마트의 오프라인 신선식품 매출은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이마트는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점포(성수점) 기준 신선식품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10.9% 역신장했다. 롯데마트 역시 1일부터 8일까지 오프라인에서 신선식품은 -14.1%로 하락했다. 반면 온라인몰을 찾는 소비자들 크게 늘면서 온라인몰 매출은 급증세다. 같은기간 이마트는 54.5% 늘었고 롯데마트는 47.6% 증가했다.
메르스로 인해 외출을 꺼리는데다 온라인몰을 통해 비싸진 채소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온라인몰에서 배추가격(1포기)은 각각 2980원, 양배추는 3680원에 판매하고 있다. 신선식품 가격을 대대적으로 낮춘 홈플러스는 배추 2800원, 양배추 3300원으로 더 저렴하다.
마트 관계자는 "장마 피해로 채소 가격이 치솟는 와중에 가격부담을 줄여 소비를 촉진하고자 행사를 기획했지만 올해는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본격적으로 폭염이 시작되면 채소와 과일 가격이 물가상승을 주도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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