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KGC 인삼공사 전창진(52) 감독이 승부조작 파문이 불거진 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26일 오후 늦게 구단 관계자에게 연락을 취해왔다.
이날 한 매체는 인삼공사 관계자와 전 감독의 전화 내용을 보도했다. 전 감독은 오후 3시 40분경 인삼공사측에 전화를 걸어 "미안하다. 법무법인 변호사와 자료를 준비하느라 연락이 늦었다"며 "나는 승부조작을 한 적이 없다. 변호사를 선임하고 법적 자문을 받느라 시간이 걸렸다. 이해해달라"고 강조했다.
전날 밤 전 감독이 불법 스포츠 도박과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구단은 그에게 수십 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연락두절이었다. 전 감독은 구단은 물론 취재진의 전화도 아예 받지 않아 의혹을 키워온 상태.
그러나 전 감독은 구단을 통해 "승부조작을 안 했다"고 다시 한 번 강하게 항변하며 "이제 적극 해명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 중부경찰서는 25일 지난 2월 자신이 감독으로 있는 팀의 경기 결과를 맞히는 불법 스포츠도박에 3억원을 건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및 도박 등)로 전 감독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미 공모자 2명을 구속한 상태.
이 과정에서 경찰은 전 감독 등에게 돈을 빌려준 사채업자로부터 "그가 베팅 자금이 필요하다며 3억원을 빌려달라고 해 차명계좌로 입금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 감독이 불법 도박업체에 거액의 돈을 건 뒤 일부러 경기에서 패하는 수법으로 수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전 감독의 변호인 법무법인 강남 이정원 변호사는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했다.
이 변호사는 "경찰이 확보한 진술은 강 모씨 등이 전 감독의 이름을 팔아 사채업자와 대화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 뿐이다. 차명계좌 관련해서 전 감독이 갖고 있는 모든 계좌를 밝힐 계획도 있다"며 "구속된 강 모씨 등은 평소 전 감독과 친하게 지내는 후배들로 급히 사업자금이 필요하니 차용증을 써달라는 부탁에 응했을 뿐이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 변호사는 '전 감독의 연락 두절'과 관련해서도 변호를 위해 자신이 지시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소환조사를 대비해 주말 동안 준비하고 있었다. 명예훼손 등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대응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중부경찰서가 6월 초 전 감독을 소환할 예정인 가운데 전 감독 역시 조만간 이 변호사와 함께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해명하는 자리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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