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에 실패한 여야는 7일 기자간담회 등 여론전에 나섰다. 야당은 청와대와 여당 일부 의원이 합의를 파기함으로써 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가 실패했다고 성토했다. 반면 여당은 합의문에 없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를 야당이 주장해 국회통과가 무산됐다고 비판했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는 지난 2일 공무원연금개혁안 최종 합의 과정에서 실무기구의 합의사항이었다. 이 합의사항에 대해 여야 대표는 합의문을 통해 이 같은 합의 내용을 존중하며 사회적 기구 마련에 필요한 규칙은 국회 규칙으로 처리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7일 여야는 국회 규칙에 이 같은 수치를 명시할 것인지를 두고서 여야는 이견을 보이다 결국 본회의 의결에 실패했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이날 오전 예정에 없던 공무원연금개혁특위 대책회의를 열고 "청와대 말 한마디에 여야가 함께 국민께 드렸던 약속이 헌신짝처럼 내평겨쳤다"며 "근거 없는 수치로 연금 괴담을 퍼트리고 국민을 호도하더니 여야 합의마저 뒤집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청와대와 청와대에 동조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야당 무시, 국회 무시, 의회 무시로 인해 정치가 실종됐다"며 "(이번 일은) 여야 합의만을 파기한 게 아니라 사회적 대타협을 파기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합의가 깨지고 법안이 처리되지 못한 책임은 청와대와 여당에 있다는 것이다.
강기정 새정치연합 정책위의장은 특히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는 "연금법 무산은 야당의 무리한 요구 때문이 아니라 김 대표가 약속 지키지 않아 생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검토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강 정책위의장은 "연금 개혁 과정에서 허위 자료, 뻥튀기 자료로 국민을 속여 청와대 오판을 이끌어내고 여당이 이를 근거로 약속까지 파기시킨 장본인인 문 장관의 해임건의안 제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후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최고위원회를 열어 문 장관 해임건의안 제출 여부를 확정짓겠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 역시 이날 공무원연금개혁 특위 기자간담회를 열고 야당 측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공무원연금개혁 특위 여당 간사를 맡아 논의과정을 주도했던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문 대표가 이 문제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며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에 매달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새정치연합이 50%를 사회적기구 운영규칙에 넣으려하면서 공무원연금개혁안 협상이 결렬됐다"며 "야당의 의도가 무엇인지 명백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밝혔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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