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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세계 교육혁명과 한국 대학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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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세계 교육혁명과 한국 대학의 미래 백우진 디지털뉴스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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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 탔구나."


한 친구가 A대학의 교수가 됐다고 말하자 그 소식을 들은 선배가 뜻밖에 이런 반응을 보였다.

'서울에 있는 대학에 정년이 보장되는 교수로 임용됐는데…. 별로라고 하는 이유가 뭐지'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인 그 선배는 설명 대신 미국 실리콘밸리 이야기로 넘어갔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사람을 채용할 때 어느 대학 무슨 학과를 졸업했는지 궁금해하지 않아. 대신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묻고 그 역량을 보여주는 근거를 제시하라고 하지."


그는 예를 들어 게임개발자라면 포트폴리오를 보고 채용 여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포트폴리오는 자신이 작업한 결과를 모아놓은 것을 가리킨다.


기업이 채용할 때 대학도 묻지 않고 전공도 따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평판이 좋은 대학에서 관련된 분야를 공부한 사람이 대체로 더 뛰어난 역량을 보이지 않을까.


이에 대해 그는 "대학을 다녀야 더 잘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근거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지식은 책으로 접할 때보다 대면해 소통할 때 훨씬 더 잘 체득되는 것 아닌가요"


"글쎄, 기술을 다루는 친구들은 그 주장에 동의하지 않아. 대면하지 않고도 지식을 더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게 가능하다고 보고 있어. 이미 그렇게 하고 있고."


그는 현재 인터넷에 제공되는 지식만 해도 방대하고 깊이가 있다며 세계 최초로 개인으로서 인공위성을 제작한 송호준씨를 예로 들었다.


"송씨는 공대를 졸업했지만 인공위성과 관련한 지식과 기술은 전부 인터넷에서 구했다고 하잖아."


그가 들려준 이야기가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변화의 격랑 속에 놓인 한국 대학교육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세계의 대학교육에서 전례 없는 경쟁이 두 갈래로 전개되고 있다. 두 경쟁은 모두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정보ㆍ지식 전수기술로 촉발됐다.


경쟁 중 하나는 대학 밖에서 불어닥치고 있다. 온라인 교육 콘텐츠 사이트다. 전통에 안주하는 대학보다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교육 회사의 온라인 강의 콘텐츠가 더 수요를 충족시킬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개인이 자신의 직무에 필요한 강의를 수시로 온라인으로 골라 들으며 역량을 키우는 게 일반적으로 될 수 있다. 이런 트렌드를 만들려는 시도가 최근 기업 인수로 나타났다. 인력 전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링크드인이 지난달 온라인 교육업체 린다닷컴을 15억달러에 사들였다.


링크드인은 린다닷컴 강좌를 자사 사이트에 통합할 예정이다. 구직자는 링크드인 사이트에 올라온 일자리를 보고 어떤 직무능력이 필요한지 알아본 뒤 린다닷컴 강좌를 들으면 된다. 기업은 구직자가 어느 강의를 이수했는지 보고 그의 전문성을 가늠할 수 있다.


온라인 교육업체는 대학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콘텐츠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동시에 대학에서 담당해온 영역을 빠르게 잠식할 가능성이 높다.


다른 경쟁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대학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다. 미국에서 손꼽히는 대학들은 온라인 학위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온라인으로 수강 가능한 온라인공개강좌(MOOC)가 1만개가 넘는다. MOOC는 수강생 수에 제약이 없어 대학 교육을 우수한 강의 중심으로 재편할 것으로 보인다.


피터 드러커는 이미 1997년 포브스 인터뷰에서 "앞으로 30년이 지나면 대형 대학 캠퍼스는 유물이 될 것이고 (많은) 대학들이 살아 남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 변화가 "인쇄술이 가져온 혁명만큼 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대학과 교수들은 이에 대응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cobalt100@




백우진 디지털뉴스룸 선임기자 cobalt10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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