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데스크칼럼]월급쟁이의 樂

시계아이콘01분 43초 소요

[데스크칼럼]월급쟁이의 樂 노종섭 산업부장
AD

월급쟁이의 락(樂)은 크게 두 가지였다. 월급 올라가는 것하고 승진. ∼였다고 표현한 것은 지금은 아니라는 얘기다.


요즘 젊은 직장인들의 락은 최대한 직장 오래 다니는 것이란다. 승진을 빨리 하고 돈도 많이 받게 되면 괜스레 집에 빨리 가게 된다는 말이 정설로 나돌 정도다. 우스갯소리이겠지만 오죽했으면 승진에서 밀린 동료보다 특진한 동료가 더 위로받은 세상이 됐다고 한다,

개발시대 주역인 60대 이상 세대만 해도 직장에서의 꿈과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 목표의 정점은 CEO, 억대 연봉 등이었다. 이를 위해 동료는 물론 선배와도 경쟁해야 했다. 목표를 향한 그들 간 선의의 경쟁은 회사 발전의 밑거름이 됐고 승진과 월급 인상을 통해 개인들에게 보상됐다. 직장인들은 이를 통해 즐거움을 얻었다.


외환위기, 금융위기 등을 거치는 동안 구조조정이 일상화되면서 직장 내 분위기가 달라졌다. 선배들에게는 노력의 결과물이었던 승진, 월급 인상은 지금의 간부직원에게도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즐거움이 아니라 불만, 불안 요인이 됐다.

승진은 잠깐의 잔치일 뿐 집에 일찍 가는, 구조조정 대상에 한 발짝 다가서는 길이라는 걱정스런 해석이 등장했다. 최근의 구조조정 대상 직급은 대리까지 내려갔다. 월급쟁이의 꽃으로 불리던 '임원'은 임시직, 좌불안석 자리가 됐다. 월급 인상 역시 마냥 좋아할만한 일이 아니다. 실질 임금은 오르지 않았고 떼이는(?) 돈이 많아 졌다. 연말정산에 이어 이달 급여에서 정산된 건강보험료 정산 때문에 급여가 오른 직장인들의 표정이 밝지 않다. 오히려 쥐는 돈은 마이너스다.


지난 2월 월급 봉투를 받아 든 직장인들의 비명이 쏟아졌다, 13월의 월급은 세금폭탄이 돼 돌아왔다. 충격이 가시기 전 이번에는 건강보험료 정산분이 부과됐다. 직장 가입자 1268만명 중 약 1000만명에 대해 1조5671억원의 정산 보험료가 발생했다. 전체 직장 가입자의 61.3%에 달하는 778만명은 임금이 올라 이달에 평균 24만8000원의 건보료를 더 내게 됐다. 이를 근로자와 사용자가 반반씩 나눠내기 때문에 근로자는 1인당 평균 12만4000원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평균은 12만4000원이지만 많게는 50만원 가까이를 낸 직장인도 적지 않다.


이것저것 떼이는 게 많다 보니 급여가 올라도 정작 수령액은 줄어들었다는 불만이 직장 내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다. 목표를 향해 열심히 뛰어야 하는 동기도 많이 줄었다. 승진은 물론이고 직장 생활의 목표이자 락인 급여 인상에 대한 목표 의식도 흐릿해졌다. 적당히, 대충, 남들과 비슷하게가 만연돼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직장인의 최고 즐거움이었던 승진과 월급 인상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현실이 됐다.


직장인들 사이에는 자신들이 '봉'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유리지갑이다 보니 매번 정부 세원마련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불만을 갖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대형 탈세뉴스를 접하다 보면 얇은 유리지갑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욕구가 저절로 나타난다.


무기력한 적당주의에 빠져 있는 직장인에게 즐거움을 골고루 돌려주자. 그게 바로 직장인 개개인에게 뚜렷한 목표 의식을 갖고 열심히 뛸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고, 이것이 곧 해당 기업, 국가의 경쟁력이 된다. 월급 많이 받고 승진하는 직장인이 안정적으로 제대로 대접받는 사회 분위기가 아쉽다.


성공한 월급쟁이의 대표주자로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을 꼽을 수 있다. 1984년 삼성전자와 인연을 맺은 그는 10여차례 이상의 승진을 거쳐 2009년부터 무선사업부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연봉으로 145억7000만원을 받았다.


승진하고 월급 많이 받는 직장인들이 즐거울 때, 그런 즐거움을 느끼는 직장인이 많을 때 제2의 갤럭시6엣지도 나올 수 있다.






노종섭 산업부장 njsub@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