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데스크 칼럼]인양해야 할 건 세월호만이 아니다

시계아이콘01분 53초 소요

"무죄한 사람의 희생에 대한 책임이 어느 누가 없겠습니까. 진실규명은 보복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염수정 추기경은 지난 3일 이석태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 예방을 받고 이렇게 말했다. 대한민국 그 누구도 세월호 참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다. 또 세월호 치유는 진실규명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말로 들린다.

1년 전 2014년 4월16일. 476명(잠정)의 승객을 태우고 인천을 떠나 제주로 향하던 세월호는 "배가 기울고 있어요"라는 첫 신고가 접수된 뒤 2시20분 동안 허둥대다 오전 11시18분 선수만 남긴 채 허망하게 침몰했다. 해경은 사고 해역에 도착했지만 배 안에 갇힌 승객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했다. 이 사고로 수학여행길에 올랐던 안산 단원고 2학년생 250명과 교사 11명, 일반인 43명 등 304명이 사망, 실종됐다.


세월호 참사 1년이 지난 2015년 4월16일. 대한민국은 평온을 찾아가고 있다.

하지만 세상의 중심에서 비켜난 세월호 피해 유가족들의 눈물은 더 많아지고, 회한ㆍ한숨ㆍ고통은 더 깊어가고 있다.


왜 이 지경까지 왔을까. 지난 2일 세월호 유가족들은 눈물의 삭발식을 가졌다.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폐기를 위해서다. 이들은 해양수산부 시행령이 문제투성이라고 성토한다. 시행령에 근거한 특별조사위원회는 5개월이 지났지만 조직도, 예산도 없다. 조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할 공무원이 사무처 요직에 앉는다는 소리도 들린다.


"지금 정부가 만든 시행령으로는 내 자식이 어떻게 죽었고, 왜 배가 침몰했는지를 절대 밝힐 수 없습니다." 유가족들은 지금 정부가 세월호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다며 분개하고 있다.


이들은 즉각적인 선체 인양도 촉구하고 있다. 선체 인양만이 9명의 실종자를 가족의 품으로 온전히 돌려보내고,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다.


죽음의 문턱에서 구사일생으로 돌아온 75명의 단원고 생존 학생과 그 가족들의 고통도 여전하다. 생존 학생 가족들은 늘어가는 치료비에 생계마저 막막하다. 정부는 생존 학생의 심리치료와 외상치료를 각각 5년, 1년으로 못 박았다. 생존 학생들의 피부 및 호흡기 질환 등 2차 치료는 정부지원도 안 된다. 의료보험 적용도 받지 못한다. 설상가상으로 긴급생계비 지원대상에서 생존자 가족은 제외돼 있다. "대형 참사 생존자들은 고통이 평생가는 데 이런 터무니없는 지원책을 내놓고도 어떻게 '국민을 위한 정부'라고 할 수 있나요?" 생존 학생 부모들의 울분이 분노로 바뀌고 있다.


생존 학생들의 방황도 길어지고 있다. 치료를 위해 찾은 병원은 희생자 유가족과 형제자매들이 먼저다. 이들을 만나는 것조차 죄스럽고 맘이 편치 않다. 이들이 거리를 떠도는 이유다. 일부 생존 학생들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으면서 불안, 공포, 우울 등이 나타나는 '기념일 반응(Anniversary reaction)'으로 고통받고 있다.


세월호가 바닷속에 가라앉은 지 1년이 지났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변한 것은 별로 없다. '생명 존중, 안전'을 강조하지만 정작 대형 사고는 잇따라 터지고 있다. 교육 현장도 구각 탈퇴를 외치지만, 수월성 교육ㆍ수동적 교육 등 구태는 여전하다. 무심히 흐르는 세월 속에 민민 갈등의 골은 더 패이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세월호 추모 현수막이 찢겨져 나가고, 세월호 희생자를 조롱하는 악성 글들이 인터넷을 떠돌고 있다. 최근에는 배ㆍ보상금을 놓고 '죽은 자식을 상대로 유가족들이 돈장사를 한다'며 파렴치한으로 매도까지 당하고 있다.


영국의 처칠 총리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A nation that forgets its past has no future)'고 경고했다.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의 엄연한 비극으로 우리가 챙겨야 할 '역사'다. 정부는 세월호가 왜 침몰됐고, 단 한 명의 아이들도 구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또 생존자에 대한 지원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그것이 '별이 된 아이들'과 일반 희생자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1주기인 16일 오후 남미 4개국 순방길에 오른다고 한다. 왜 이렇게 가슴이 답답할까.



이영규 사회문화부 지자체팀 부장 fortun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 25.12.3118:01
    양기대 "경기도 대중교통 무료화하겠다"
    양기대 "경기도 대중교통 무료화하겠다"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양기대 전 국회의원(12월 31일)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올해의 마지막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12월 18일 경기도지사 민주당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분이죠. 재선 광명시장을 지내고 국회의원을 지낸 양기대 전 의원님 어서 오세요.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양기대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