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의 10배, 중가도 4만원대…딸기 뷔페로 호텔 온 젊은층 겨냥해 선보여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호텔 빙수 가격의 끝은 어디일까. 또 호텔 빙수 가격의 폭은 얼마나 벌어질까.
28일 업계에 따르면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의 ‘돔 페리뇽 빙수’가 국내 특급호텔에서 판매되는 빙수 가운데 최고가 자리를 2년 연속 차지했다. 값이 8만원으로 지난해보다 5000원 올랐다.
더플라자 호텔은 베이커리 에릭케제르를 통해 얼그레이, 초코볼, 열대 과일 등 특이 식재료로 맛을 낸 팥빙수를 8500원에 선보인다.
최고가 호텔 빙수가 가장 저렴한 수준인 호텔 빙수에 비해 10배가까이 비싼 셈이다.
파크 하얏트 서울의 빙수 콤비네이션이 4만2000원으로 돔 페리뇽 빙수의 뒤를 이었다.
다른 고가 빙수는 값이 4만원 안팎이다. 콘래드 서울의 망고빙수와 팥빙수가 4만원 전후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은 베리유자, 망고, 초콜릿앤커피 빙수를 각각 4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파크 하얏트 서울은 베리빙수를 3만8000원에, 허니빙수는 3만6000원에 선보였다.
다음달 1일부터는 롯데호텔 서울이 애플망고 빙수(3만9000원)와 전통 팥빙수(3만2000원)를 내놓고, 켄싱턴 제주 호텔도 제주에서는 눈 덮인 한라산을 형상화한 제주 한라산 빙수(3만9000원)를 판매한다.
‘고급 빙수’의 원조 격인 신라호텔은 지난해 4만2000원짜리 망고빙수를 선보였으나, 올해 판매 시기와 가격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블루베리앤딸기, 망고, 초콜릿 등 빙수는 2만8000~3만2000원에 판매중이다.
돔 페리뇽 빙수의 독보적인 가격은 이름이 나타내듯 럭셔리 샴페인 때문이다.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은 샴페인으로 만든 셔벗과 솜사탕을 올리고 금가루와 식용 장미잎으로 꾸몄다. 시나몬 크럼블, 화이트 초콜릿을 입힌 딸기 등도 곁들여져 함께 맛볼 수 있다.
돔 페리뇽 빙수를 제외한 4만원대 빙수는 호텔업계에서 성공한 ‘딸기 디저트 뷔페’를 맛보러 호텔을 찾는 젊은 고객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호텔업계는 지난 2월 딸기를 재료로 한 수십 가지의 고급 디저트를 한 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딸기 디지터 뷔페를 4만~5만원에 내놓아 인기를 끌었다.
일각에서는 고급 식재료를 감안하더라도, 디저트 단품의 가격이 지나치게 높은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빙수가 고급 레스토랑의 스테이크보다 비싼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식음료 업계 관계자는 “식재료 가격을 반영했다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판매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높은 가격을 오히려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새로운 제빙기를 들인다거나 하는 호텔 측 투자비용도 빙수 가격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관례가 있다”면서 “일반 프렌차이즈에서는 굉장히 조심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호텔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애플망고의 경우 출하 시기에 따라 ㎏당 10만원 이상까지 가격이 치솟는 등 고급 식재료 탓에 불가피하게 높은 가격대에 판매할 수밖에 없다”면서 “다소 비싼 값에 팔더라도, 고객에게 최고급 제품을 선보인다는 것이 호텔 측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다른 호텔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20% 이상 빙수가격을 올리는 호텔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식음료의 진입장벽을 낮춰 호텔의 잠재고객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말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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