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7일(현지시간) 태평양전쟁 당시 종군 위안부들에 대해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미국 방문 이틀째를 맞은 아베총리는 이날 오전 하버드대학 공공쟁책대학원에서 가진 강연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는 일본 정부나 일본군의 강제 동원 책임을 회피하려는 아베 총리의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그는 ’이 문제를 생각하면 개인적으로 가슴 아프다”고 말했지만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과나 사죄는 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인신매매의 피해자가 된 여성들은 헤아릴 수 없는 아픔과 설명할 수 없는 피해를 봤다"면서 "이런 차원에서 내 입장은 이전 총리들과 다르지 않으며 나 역시 여러 번에 걸쳐 고노(河野) 담화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말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1993년 발표된 고노 담화는 관련자들의 진술과 조사를 토대로 '위안부 모집과 이송, 관리를 본인들의 의사에 반해 (일본군에 의해) 강압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아베총리는 고도 담화의 취지를 계승한다는 입장만을 밝혔을 뿐 직접 사과나 사죄는 하지 않고 있다.
이날 일본의 태평양 전쟁과 관련 전쟁범죄에 대해서도 "태평양 전쟁 문제에 대해서는 깊은 반성을 하고 있다"는 기존입장만 밝혔을 뿐 사과나 사죄 표명은 없었다.
아베 총리는 오히려 "일본은 평화를 옹호하기 위해,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로서의 길을 걸어왔다"고 강조하면서 한국,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아베 총리는 이어 "중국의 군사주의는 아시아 이웃국가들이 우려할만한 일"이라며 "중국과의 영토분쟁이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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