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어제 세월호 선체를 인양하기로 결정했다. 남은 실종자 9명을 수습할 수 있는 길이라는 점에서, 또 사회적 갈등을 풀고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양 결정을 환영한다. 이제 남은 과제는 실종자들과 함께 '세월호 침몰의 진실'을 상당 부분 담고 있을 선체를 얼마나 제대로 끌어올리느냐는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는 고난도 작업이라지만 최대한 온전하게, 최대한 빨리, 그러면서도 안전하게 인양 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역량을 모아야 한다.
무엇보다 선체 인양은 아직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실종자들을 찾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실종자들의 가족은 수색작업이 중단되고 사회의 관심으로부터도 멀어지면서 더욱 큰 고통을 받아 왔다. 선체 인양으로 이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선체 인양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히는 데에도 매우 중요하다. '있을 수도 있는' 해상 침몰사고가 초대형 참사로 이어진 이유와 과정의 많은 부분이 아직도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고 있다. 세월호 선체는 이 의문들을 푸는 데 열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양작업을 기다리고 있는 난관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조류가 거센 해역에서 화물을 포함해 1만t이나 되는 선박을 통째로 끌어올리는 작업에는 많은 위험과 장애물이 도사리고 있다. 악조건들 속에 작업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와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민 여론에 떠밀려 마지못해 인양키로 한 것'이라는 의구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전력을 다해야 한다. 1년 전 사고 때의 총체적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관련 부처 간에도 긴밀하게 공조해야 한다. 희생자 가족이나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와 적극 소통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세월호 인양은 단순히 침몰 선체의 인양이 아니다. 인양 결정에 대해 어느 시민이 말했듯 "우리 가슴 속에 깊게 묻혀 있는 응어리를 꺼내는 일"이다. 어려운 여건이지만 이 같은 국민들의 성원을 생각하고 최선을 다한다면 성공적으로 인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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