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스마트폰 보안강화 두고 사측vs직원 대립심화

시계아이콘01분 43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글자크기

MDM(모바일보안관리) 시스템에 직원들 반발

- 스마트폰 사용 늘자 기술유출 차단 보안프로그램 강제탑재 움직임
- 사측 "기술유출 막기 위한 기업 입장도 생각해 달라"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손선희 기자] # 최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직원들의 보안과 관련한 임원 주재 회의가 갑자기 소집됐다. 회의를 주재한 임원은 "모바일보안관리(MDM) 시스템을 깔지 않으면 고과 점수를 깎아버리겠다"는 으름장을 놓았다. MDM은 회사 출입구를 통과하는 즉시 스마트폰 카메라가 작동되지 않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예전에는 카메라를 보안 테이프로 봉합했지만 이제는 그 과정이 필요 없어지고 자동으로 카메라가 꺼지도록 한 것이다.

이 사건의 발단은 한 차장급 직원이 스마트폰 카메라에 보안스티커를 붙이는 것을 잊고 출근했다 발각되면서 벌어졌다. 회의에 참석했다는 한 직원은 "사측에서 스마트폰 MDM을 설치하거나 카메라에 보안스티커를 붙여 촬영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잘 되지 않아 임원이 강제로 MDM을 깔게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 지난해 삼성그룹의 한 계열사에서는 모든 직원들에게 MDM을 설치하라는 지침이 내려졌다. 그러나 지침이 내려오자마자 사내 인트라넷에는 항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기 시작했다. 보안을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직원들의 스마트폰까지 회사가 들여다보는 것 아니냐는 것. 한 직원은 "회사에서 MDM으로 스마트폰 메신저 대화 내용도 얼마든지 들여다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회사에서 지나치게 감시한다는 기분이 들어 거부감이 든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을 보유한 직원들이 늘면서 사측과 직원들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사업장 기밀을 함부로 유추할 수 없도록 하려는 사측과 '개인 사생활 침해'라는 직원들 간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스마트폰 카메라, 와이파이 등을 원격 제어할 수 있는 기업형 모바일 보안 기술을 도입했다. 기업들은 기술 유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이 프로그램 탑재를 강제화하길 원하고 있다. 그러나 직원들의 생각은 다르다. 보안 프로그램을 강제화 할 경우 '사생활 침해'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삼성, LG 등 대기업들은 보안 프로그램은 개발했으나 규정상 강제화하진 않고 있다.


그러나 임원들이 구두로 직원들에게 보안프로그램 설치를 강요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보안 사고가 발생하자 직원들을 불러모아 "다같이 보안문제를 책임지자는 뜻으로 자율출퇴근제를 한 달간 금지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은 크게 반발했다. 개인의 잘못으로 발생한 보안 사고를 단체가, 그것도 자율출퇴근 금지조치로 이어진 것은 전혀 연관성이 없기 때문이다. 과거 경쟁사 스마트폰에 MDM이 설치되지 않던 시절에는 아예 "무조건 MDM이 탑재되는 삼성 스마트폰을 쓰라"고 지시한 임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의 주장도 논리는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술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특히 (정보기술)ITㆍ전자 기업들은 기술유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전에도 삼성전자에서는 반도체 기술유출 사고가 발생해 소송전을 치르기도 했다.


인사 등과 관련한 기밀 유출 문제도 심각하다. 지난해 말 업계의 관심이 쏠렸던 사장단 인사와 조직개편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 인사팀은 발칵 뒤집어졌다. 내부 임직원이 미리 조직도를 스마트폰으로 촬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뜨렸기 때문이다. 해당 사진은 삼성 내부직원들을 중심으로 일파만파 퍼졌다. 심각성을 인지한 삼성 인사팀은 결국 역추적을 통해 최초 유포자를 밝혀냈다. 해당 유포자는 징계 조치를 받았다.


한 삼성 임원은 "2~3달 간격으로 보안교육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사소한 보안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며 "워낙 임직원 숫자가 많기 때문에 하나하나 관리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또 다른 대기업 임원 역시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기업도 보안강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업의 입장도 헤아려줬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