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이 중국 로컬 업체의 저가 SUV가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특히 이를 기반으로 한 중국 SUV 시장은 더 커질 것이라며 이에 맞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21일 이 부회장은 상하이모터쇼 전시장을 찾아 기아차 부스를 시작으로 중국 로컬 업체들의 SUV를 집중적으로 살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중국 업체들의 반값 SUV들이 글로벌 합자 브랜드의 승용차를 대체하며 중국 시장의 SUV 판매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며 “어떻게 반값에 차량을 파는 데 이익을 낼 수 있는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1분기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저가 SUV를 앞세운 로컬 업체의 활약이 돋보였다. 장안의 경우 지난 1분기 동안 75%, 장성은 29%나 성장했다. 중국 업체 SUV의 가격대는 한화 1500만~2000만원 수준으로 기아차와 포드 등의 SUV차량보다 반값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품질면에서는 우위를 자신했다. 이 부회장은 “아직까지 품질 면에서는 우리가 우위에 있는 것 같다”며 “중국 로컬업체가 차량 외관은 잘 만들지만, 실제 내구성이 얼마나 되는지 내부 시험조건으로 연구를 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부회장은 장안, 장성, 길리 등을 방문해 SUV 차량을 꼼꼼히 체크했다. 동행한 임직원들에 차량가격과 판매대수 등을 물어보고 운전석에 앉아 실내 인테리어까지 면밀히 살피기도 했다. 특히 장안의 경우 CS 75와 CS 35 차량 운전석에 앉아 10분 가까이 내부를 점검했고 BYD의 전시관에서는 ‘당’, ‘송’, ‘원’ 등 중국 왕조의 이름을 딴 차량의 내부를 손으로 두드리거나 라디에이터 그릴을 꾹꾹 눌러보기도 했다.
수입차 전시관을 찾아 경쟁모델과 친환경차까지 둘러봤다. 도요타자동차에서는 중국 전략 모델인 하이브리드차량 레빈과 코롤라를 살피고 푸조, 시트로앵, 르노, 포드 전시관에서도 중국 전략차량을 찾았다.
이 부회장은 “최근 중국자동차 시장은 승용차(세단)에서 SUV 이동하고 있는데 이를 로컬업체가 이끌고 있다”며 “로컬업체들의 SUV가격이 합자회사 승용차 가격과 비슷해 SUV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실제 지난해 중국 SUV 판매량은 36% 급증한 409만대 판매를 기록했다. 2010년 130만대에서 불과 4년여만에 3배 넘게 커졌다. 낮은 가격 외 다양한 모델이 출시되는 것도 원인이다. 지난해에만 중국 로컬 업체가 내놓은 SUV 신모델은 24개에 달한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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