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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엠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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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전, 증권가에서는 메신저를 통해 삼성에 중요한 '엠바고(Embargo, 보도시점 유예)'가 있다는 말이 은밀히 돌았다. 내용 없이 중요한 엠바고란 메신저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1년 가까이 인공호흡기를 달고 누워있는 이건희 회장에 대한 뉴스겠구나' 하는 것이었다. 메신저 내용이 유통되면서 이 같은 생각도 '이심전심'으로 전파됐다.


메신저 유통과 함께 삼성그룹 지배구조 관련한 회사들 주가가 조금씩 움직였다. 이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여사의 친정 회사인 보광그룹 주식들도 함께 움직였다. 혹시나 싶어 삼성그룹에 확인했지만 엠바고는 준비돼 있지 않았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달랐다. 조금씩 상승하던 삼성 계열사 중 지배구조 관련주들은 오후 2시께 단숨에 10% 안팎씩 급등했다. 심지어 시가총액 20조원짜리 제일모직이 상한가까지 치솟을 정도였다. 보광그룹 계열 상장사들도 동반 폭등했다. 이쯤되니 혹시나 소문이 사실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이 아니라면 최소한 수백억 원은 동원해야 가능한 삼성그룹주 상한가가 가능하겠냐는 생각이었다. 한두 종목도 아니고 합치면 시총 50조원은 되는 기업들 주가를 동시다발적으로 상한가 가까이 끌어올린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삼성에서는 세상을 놀라게 할 뉴스는 나오지 않았고 동반 급등했던 관련주들도 상승 폭을 줄이며 마감했다. 하지만 엠바고가 주는 묘한 기대감(?)에 오너가 장기 유고 중인 삼성의 상황이 더해지면서 이후에도 삼성 지배구조 관련주들은 추가 상승세를 탔다.


요즘 엠바고란 말이 세간에 화제다. 본 뜻은 한 나라가 상대편 나라의 항구에 상업용 선박이 드나드는 것을 금지하도록 법으로 명령하는 것을 말하는데 지금은 일정 시점까지 보도금지를 뜻하는 미디어 용어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취재원이 기자들을 상대로 보도자제를 요청하거나 기자실에서 기자들 간 자체 합의에 따라 일정 시점까지 보도를 자제하는 것이다.


인위적으로 보도를 금지하는 것이다 보니 필연적으로 정보의 비대칭성이 생긴다. 엠바고가 해지되기 전까지 기간 동안은 소수의 사람들만 그 정보를 알기 때문이다. 이를 활용해 돈벌이에 성공하는 사람들도 있다. 증권가의 발빠른 투자자들이 대표적인데 지난주 '삼성 엠바고' 사건처럼 투자자들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하면 단숨에 시총 몇조 원을 오르내리게 할 수도 있을 만큼 파괴적이기도 하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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