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비중 26%..'코스피200' 보다 높은 편입비율 수정키로
[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한국거래소가 현재 코스피 상위 종목 위주로 구성된 '사회책임투자지수(KRX SRI)'를 상반기 내 개편해 중소형주 편입비중을 늘린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과 함께 대형주 일색인 KRX SRI 지수를 개편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이른바 '착한 기업'에 투자가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를 창출하기 위해 개발한 KRX SRI 지수는 출범할 때부터 '코스피 200' 등 기존 대형주 지수와 차별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현재 KRX SRI 지수에 구성된 종목의 시가총액은 총 809조1925억원으로 이중 26.3%가 '삼성전자'로 구성돼 있다. 코스피 200 지수의 삼성전자 편입 비중이 19.2%인데 이 보다 더 삼성전자 편입비중이 높다. 특히 KRX SRI 지수의 편입 상위 1~9위는 삼성전자ㆍ현대차ㆍSK하이닉스ㆍ한국전력ㆍ현대모비스ㆍPOSCOㆍNAVERㆍ아모레퍼시픽ㆍSK텔레콤 등으로 코스피 200의 순위와도 일치한다.
KRX SRI 지수는 기업지배구조원이 상장사를 대상으로 환경(Environment), 사회(Society), 지배구조(Governance) 점수를 평가한 뒤 거래소가 이중 70개 종목을 골라 산출한다. 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환경 관련 국제기준 준수 여부, 노동 쟁의, 주주 환원 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다보니 아무래도 대기업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며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 등 해외 사례를 참고해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계산식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기업 규모를 감안해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시가총액 2조원 미만의 중소형주만 편입한 별도 SRI 지수를 도입하는 방안도 폭넓게 논의 중이다.
KRX SRI 지수를 인덱스로 삼은 펀드들과 ETF의 최근 수익률이 좋지 않은 것도 지수 개편에 힘을 실었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KRX SRI를 기초지수로 하는 'PIONEER SRI'와 'GREAT SRI' ETF의 1년 수익률은 각각 -0.15%, 0.24%에 불과하다. SRI에 6조5000억원을 투자한 국민연금도 수익성과 명분을 모두 고려한 지수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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