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성완종 인터뷰 녹음파일 전문 공개…정권창출 기여 강조, 별건수사 억울함 호소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경향신문과 인터뷰 전문은 검찰 수사를 둘러싼 울분과 억울함, 응징의 심경이 담겨 있다. 녹음된 통화 내용은 48분14초 분량으로 200자 원고지 84장에 이르는 방대한 양이다.
그는 이완구 국무총리,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홍준표 경남도지사, 홍문종 의원 등 5명에게 돈을 준 장소와 일시, 상황 등을 비교적 소상하게 전했다.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과 서병수 부산광역시장은 이름이 거론되기는 했지만, 금품 관련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은 아예 언급되지 않았고, 야당 인사에 대한 얘기도 없었다.
◆'울분'…"목숨 걸어 정권창출"=성 전 회장은 "의리와 신뢰 속에서 목숨까지 걸고서 정권창출을 했다"면서 "신뢰를 헌신짝같이 버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MB맨'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고초를 겪은 이유로 여권 내부의 견제를 꼽았다. 성 전 회장은 "내가 (대권 잠룡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하고 가까운 건 사실이고 (반 총장) 동생이 우리 회사에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인터뷰 과정에서 여러 차례 '자살'을 암시하기도 했다. 그는 "나 하나로 끝내야죠 내가 시장에서 부도덕한 놈, 나쁜 놈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요.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라고 말했다.
◆'억울'…"마누라, 아들까지 조사"=성 전 회장은 "땅 한 평, 아파트 한 채 사본 일이 없다. 오직 주식만 갖고 있지 현금이 없다. 이렇게 살았는데 모함을 받고 있다"고 억울해했다.
특히 검찰의 '별건수사'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자원 (조사)하다 없으니까 가족관계다, 압력이다, 분식이다, 비자금이다, 생긴 것 다 하잖아요"라면서 "검찰청법에 가지치기 수사를 못하게 돼 있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성 전 회장은 "제일 마음이 아픈 게 장학금을 2만8000명 이상 줬는데 이 장학생들이 뭐라 그러겠어요"라며 "25년간 그런 사업까지 해왔는데 하루 아침에 잡범으로 만드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응징'…"이완구, 사정대상 1호"=성 전 회장은 이 총리를 사정대상 1호로 지칭하며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냈다. 성 전 회장은 "사정을 당해야 할 사람이 거기 가서 사정한다고 소리지르고 있다"면서 "자기 욕심에 너무 남들 이용을 나쁘게 많이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병기 비서실장 대해서는 서운함을 드러내면서도 성품에 대해 긍정평가를 해 눈길을 끌었다. 성 전 회장은 "난 그 양반을 굉장히 정치적으로 신뢰하고 의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박근혜 정부 성공을 기원하기도 했다. 그는 "진짜 박근혜 대통령이 깨끗한 사람을 앞으로 내세워서 깨끗한 정부가 될 수 있도록 좀 도와달라"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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