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원본액·순자산 총액 50억원 미만 12개 등 26개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
[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전체 168개 상장지수펀드(ETF) 중 일평균 거래대금 500만원 이하인 ETF가 23개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자산 총액이 50억원이 안 되는 '미니 ETF'도 많아 관리종목에 지정된 후 상장 폐지될 수 있는 ETF 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자산운용, 키움자산운용, KTB자산운용 등 10개 자산운용사의 23개 ETF는 올해 초부터 이달 14일까지 일평균 거래대금이 500만원 이하였다. 일부는 하루 거래량이 0~10주에 불과해 높은 유동성이 ETF의 장점이라는 말을 무색케 했다.
신탁원본액이 50억원 미만이면서 순자산 총액이 50억원 미만인 소규모 ETF도 12개나 됐다. 6개 ETF는 신탁원본액과 순자산이 기준 이하인데다 거래액도 적었다.
한국거래소는 매년 반기말(6월, 12월) 마다 전체 ETF를 평가해 '신탁원본액이 50억원 미만이면서 순자산 총액이 50억원 미만인 소규모 ETF' 또는 '일평균 거래대금이 500만원 이하인 저유동성 ETF'를 관리종목에 지정한 후 다음 반기말까지 관리종목 지정사유가 해소되지 못하면 상장폐지한다. 지난해말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가 사유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ARIRANG LG그룹&' 'GREAT GREEN' 'ARIRANG KRX100EW'는 올해 상장이 폐지될 가능성이 크다. 이 3개 ETF를 제외한 26개(중복 제외) ETF는 새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ETF는 초창기이던 2006년 3월 거래대금이 2732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3월 13조9837억원으로 9년 만에 51배 성장했다. 그러나 시장 선점효과를 누린 상위 운용사과 후발 운용사의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개가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는데 반기 만에 관리종목에 지정될 위기에 놓은 ETF 수가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운용업계는 거래소의 ETF 상장폐지 기준에 불만을 제기한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지금 주목받지 못하는 ETF라도 글로벌 환경과 산업 변화, 정책 이슈 등으로 재조명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똑같은 상폐 기준을 들이대는 것은 일방적"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미래에셋운용의 'TIGER 원유선물(H)'는 지난해 일평균 거래량이 5만4000주에 불과했지만 원유값 반등에 베팅한 투자자가 몰리면서 올해 일평균 거래량이 272만주로 폭증했다.
한편, ETF는 일반종목과 달리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더라고 거래가 중단되지 않는다.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가면 펀드가 해산되고 투자자에게 순자산가치를 기준으로 산출한 해지상환금액을 현금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상장폐지에 따른 금전적 손실은 발생하지 않는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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