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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찾아온 박근혜정부의 '총리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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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찾아온 박근혜정부의 '총리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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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박근혜정부의 '총리 잔혹사'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인사청문회를 힘들게 통과한 이완구 총리는 취임후 50여일간 순탄하게 직무를 수행하는 듯 했지만 예상치 못한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사퇴의 기로에 섰다. 총리 잔혹사가 반복될 때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은 차질을 빚었고 이번 사태를 봉합하는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파열음이 생길 전망이다.


이 총리는 1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나흘째 참석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두고 진실공방을 벌였다. 야당 의원들은 금품 수수에 대한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난 것은 물론 이 총리의 발언 일부가 사실가 다른 것으로 확인된 만큼 총리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여당 내에서도 이 총리의 사퇴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이재오 의원은 전날 "부패 문제로 수사를 받느냐 마느냐 하는 총리가 (박 대통령의 해외순방 시 직무를) 대행할 수 있겠느냐"면서"국정의 막중한 책임이 있다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문수 당 보수혁신위원장도 "100만 공무원의 최고수장으로서 본인이 진퇴에 대한 결심을 내려야 한다"면서 "공직의 최정점에 계시는 분이 이런 상태에서는 공직이 불능 상태로 갔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이 16일부터 중남미 순방에 나서는 만큼 이 총리마저 당장 사퇴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많다. 특히 이 총리가 "메모나 일방적 주장만으로 거취를 결정할 수 없다"며 사퇴불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총리에 대한 국민 신뢰가 크게 떨어졌고, 오는 29일 치러질 재보궐선거를 감안하면 박 대통령의 귀국에 맞춰 사퇴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언제 사퇴를 하든 당분간은 '식물총리'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직 총리가 검찰에 소환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총리 잔혹사는 박근혜정부의 초대 총리로 지명됐던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부터 시작됐다. 김 후보자는 헌재소장 퇴임 5일만에 법무법인으로 옮기는 전관예우 특혜 논란과 함께 자신과 가족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으면서 중도에 자진사퇴했다.


김 후보자의 낙마로 발탁된 정홍원 전 총리는 국회 인준을 무리 없이 통과했지만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가 터지면서 마음고생을 겪었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으로부터 물세례를 받고, 유가족을 피해 승용차에 몸을 피하는 상황까지 생기자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정 전 총리의 후임 인선작업은 파행의 연속이었다. 안대희 전 대법관은 전관예우 논란에 휩싸이며 중도 사퇴했고, 이어 지명된 문창극 후보자는 역사인식 논란이 확산되면서 후보자직을 내려놓았다. 그 사이 정 전 총리는 두 번이나 짐을 쌌다가 풀면서 올해 2월까지 총리직을 맡아야 했다.


이 총리는 인사검증 과정에서 부동산투기 의혹에 이어 언론 외압 논란까지 번지면서 어렵사리 임명장을 받았다. 당시 야당은 이 총리의 낙마를 고집하다 충청권의 민심이반 등을 우려해 표결 처리에 응했다. 이 총리는 취임과 동시에 공직기강 강화와 부패 척결을 주도했고 공공기관 개혁, 복지예산 현실화 등 총리의 행보도 급속도로 넓혀갔다. 하지만 부패 척결 대상 1호였던 성 전 회장에 겨눈 칼날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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