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최초 메이저리거 재키 로빈슨, 차별에 맞선 연대의 상징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매년 4월 15일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선수들은 일제히 등번호 42번을 달고 경기에 임한다. 이날이 '재키 로빈슨 데이'이기 때문. 메이저리그에서는 1997년 로빈슨의 등번호 42번을 전 구단에서 영구결번 했으며 2004년부터 그가 데뷔했던 4월 15일을 '재키 로빈슨 데이'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재키 로빈슨은 1947년 흑인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다. 그는 메이저리그 최초의 유색인종 선수였다. 현재 류현진이 뛰고 있는 LA다저스의 전신인 브루클린 다저스에서 활약했던 그는 초기에는 관중들의 야유를 받고 같이 뛰는 선수들조차 싫어할 정도로 극심한 인종차별을 겪었다. 하지만 데뷔 첫해 타율 0.297에 도루 29개를 기록하는 등 출중한 실력을 선보여 팀에서는 처음으로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다.
1949년에는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와 타격왕을 차지했으며 이후 팀의 월드시리즈 6회 진출을 이끌었다. 공ㆍ수ㆍ주를 모두 갖췄던 그는 통산 타율 0.311, 안타 1518개, 홈런 137개, 타점 734점의 기록을 남겼으며 다저스에서 10년 동안 선수생활을 하다 1956년 은퇴했다. 1962년에는 흑인선수로서는 처음으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재키 로빈슨은 선수 시절 인종차별주의자들의 갖은 협박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의 등번호인 42번이 경기장에 나타나면 살해하겠다는 얘기를 수차례 듣기도 했다. 이에 그의 동료인 진 허마스키는 재키 로빈슨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선수들이 등번호 42번을 달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지금도 그가 데뷔했던 4월 15일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42번을 달고 뛰는 이유는 재키 로빈슨 개인을 기리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이 같은 차별과 불의에 맞선 연대의 중요성을 기억하기 위해서인 것이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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