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피아 논란 예산삭감 후 첫 공모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올해 첫 임원 모집에 나선 주택금융공사(이하 주금공)에 낙하산 주의보가 떨어졌다. 주금공은 지난해 낙하산 인사 여파로 올해 예산 삭감의 아픔을 겪었다. 이번 모집은 예산 삭감 후 첫 공개 채용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금공은 비상임이사 1명을 모집 중이다. 지난주까지 서류접수를 마친 주금공은 임원추천위원회 심사를 거쳐 이르면 이달 중 절차를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이번 모집이 관심을 끄는 건 지난해 주금공이 낙하산 임원 인사로 홍역을 치렀기 때문이다. 서종대 전 주금공 사장이 퇴임 전 한 달 동안 새누리당 보좌관ㆍ당직자 출신 5명을 상임이사 2명, 비상임이사 3명으로 각각 채용했는데 이를 두고 정피아(정치인+마피아) 논란이 불거졌다. 여파가 커지자 이들 중 2명이 퇴직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예산심사 때 앞으로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업무추진비 삭감 등 예산상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는 부대의견을 제출했고 금융위는 이를 예산 편성에 반영, 올해 주금공 업무추진비를 10% 삭감했다. 이번 임원 모집은 예산 삭감 후 첫 공개 채용이다.
공공기관 비상임이사는 일반기업 사외이사와 비슷한 자리로 처우는 높고 책임은 적은 것으로 손꼽힌다. 한 달에 한 두 차례 회의에 참석하고 급여를 받는데 주금공은 연 3000만원 가량의 연봉을 지급한다. 현재 주금공 비상임이사는 6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상임이사들은 2시간 가량 회의에 참석하고는 월 200만원 이상 급여를 가져간다"며 "대표적인 낙하산 자리로 변질된 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일부서는 서 전 사장의 독단적 결정에 주금공이 피해를 입었다는 얘기도 있다. 서 전 사장이 국회 출신들을 임명한 건 감정원장 취임을 위한 로비용이란 말이 많았다. 주금공 관계자는 "정당한 내부 절차를 거쳐 모집했던 만큼 낙하산이라는 지적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라며 "이번 모집도 내부 규정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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