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30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첫 내한공연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지난해 국내에서만 1000만 관객을 모은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은 전세계적인 메가 히트송 '렛 잇 고(Let it go)'를 낳았다. 밤낮없이 아이들이 '렛 잇 고'를 틀어달라고 졸라대는 통에 급기야는 '겨울왕국'의 제니퍼 리 감독이 "세상의 모든 부모들에게 사과한다"는 말을 남기기까지 했다. 그만큼 '렛 잇 고' 열풍은 뜨거웠고, 덕분에 주제가를 부른 이디나 멘젤(44)도 더욱 유명세를 타게 됐다.
다음 달 30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앞두고 있는 이디나 멘젤은 아시아경제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겨울왕국의 성공으로 예전에는 만나지 못했던 각국의 팬들이 내 이름을 알아주게 됐다"며 "그로 인해 올 초 슈퍼볼 오프닝에 국가도 부르게 되는 영광을 얻었다"고 말했다.
우리에겐 '엘사'와 '렛 잇 고'로 이름을 알렸지만 이디나 멘젤은 미국 브로드웨이에선 이미 알아주는 뮤지컬 배우다. 1996년 뮤지컬 '렌트'로 데뷔했으며, 이후 '아이다', '위키드' 등의 작품에서 주인공을 꿰찼다. 특히 2003년에는 '위키드'의 초록마녀 '엘파바' 역으로 토니상 여우주연상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이디나 멘젤 역시 그동안 맡은 작품 중에서 '엘파바'에 대한 애착이 가장 크다고 한다. 그는 "운 좋게도 좋은 작품에 참여할 기회가 많이 있었고, 그 중에서도 특히 오리지널 뮤지컬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그런 의미에선 '엘파바'가 가장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뮤지컬 '위키드'의 엘파바나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엘사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능력을 가진 강한 여성 캐릭터라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이들이 부른 노래 '중력을 벗어나(Defying Gravity)'나 '렛 잇 고(Let it go)'가 유난히 강한 호소력과 중독성을 가진 것도 비슷하다.
웬만한 가창력으로는 소화하기 힘든 고난도의 이 노래들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이디나 멘젤은 "이 노래들은 그동안 뒤를 돌아보지 않고 꿈을 향해 달려왔던 내 인생을 돌아보게 만들었다"며 "그런 점을 염두해서 불렀다"고 말했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도 물론 이 노래들은 물론이고, 그가 주연을 맡은 다른 뮤지컬 넘버들도 라이브로 들어볼 수 있다. "지금도 계속 어떤 무대를 만들고 싶은지, 세세한 부분을 어떻게 만들어낼지 구상하고 있는 중"이라며 그는 "한국 팬들을 만날 생각에 설렌다"고 했다.
"난 공연 전마다 항상 긴장을 하지만 그런 긴장은 나를 그 순간 살아있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난 매 순간 살아있는 무대 위의 주인공이고, 그 순간 진실하게 존재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공연장을 꼭 우리 집 거실처럼 친숙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애쓰며 관객들이 공연을 보고 난 뒤에 작은 창 너머로 내 영혼을 들여다본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한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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