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기업들의 문화예술지원은 기업에도 문화에도 둘 다 윈-윈(Win-Win)이다."
박삼구 한국메세나협회 신임 회장(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ㆍ70ㆍ사진)이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지난 9일 열었다. 박 신임 회장은 기업들의 예술지원 활동에 격려와 관심을 가져줄 것을 거듭 강조하며, "제품과 가격으로만 승부하는 시대가 아닌 만큼, 문화예술 후원 역시 기업 활동의 한 영역이라는 인식이 확대될 수 있도록 기업들을 설득해 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올부터 3년간 박 회장이 이끌어갈 메세나협회는 지난 1994년 설립돼 현재까지 230여개 기업들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문화예술지원 사회공헌단체다. 협회는 올해 대기업 서른세 곳, 중소기업 아흔 곳에서 각각 예술단체들과 결연을 맺어 협력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소외지역을 대상으로 한 문화공헌사업에 열네 기업이 활동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우선 정부가 시행 중인 '문화가 있는 날'에 많은 기업들을 참여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은 다양한 문화공간에서 무료 관람이나 할인 등 혜택을 주고 있는데, 이에 협회 회원사들의 많은 동참을 유도한다는 것. 그는 "수도권 등 일부지역에서만 활성화되고 있는 것 같다. 전국적으로 (문화가 있는 날이) 확산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삼성이나 LG처럼 다방면에서 지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금호는 클래식, 크라운은 국악'처럼 각 기업별로 특화된 장르들이 있다. 기업마다 부각시킬 장르를 개발하고 이를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예술지원 참여를 위해서는 정부의 힘이 보태져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지난해 7월 시행된 '문화예술 후원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실효성을 갖도록 조세특례제한법의 개정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며, 예술기부금에 대한 세액공제 도입을 강조했다.
박 회장의 문화예술에 대한 조예는 잘 알려져 있다. 그는 고인이 된 선친과 형의 예술지원 활동에 많은 영향을 받았고, 문화재단을 통해 1000여 명의 음악인을 배출하기도 했다.
"1977년도 금호아시아나 그룹 창업주 박인천 회장께서 '영재는 기르고 문화는 가꾸고'를 슬로건으로 내거셨다. 메시지가 컸다. 선친께서는 임방울, 허백련 선생 등 국악과 동양화에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다. 이걸 박성용 명예회장이 이어받아 클래식을 지원했다. 1996년부터 음악 영재발굴을 시작해 손열음(여·29), 권혁주(30), 김선욱(27) 등 세계적인 연주자를 배출해냈다."
여기에 지난 11년 동안 진행해 온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도 있다. 그는 "처음 시작할 때 '단편영화'란 것 자체가 불모지였다. 하지만 영화감독 지망생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봤다. 영화 '명량'의 김한민 감독(46)도 이 영화제가 배출한 이라 자부심이 크다"고 했다.
그는 또 "우리 그룹을 '한국의 메디치가'라고 불러주는 건 명예로운 일이다. 그런 말 들으면 잘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더 커진다. 해낼 수밖에 없다"며 "기업들이 문화 지원 잘한다고 격려하면 지속해서 할 수 밖에 없다. 많이 도와 달라"고 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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