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자원외교 비리 관련 검찰 수사에서 회삿돈 25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성완종(63) 전 경남기업 회장이 9일 유서를 남기고 잠적했다.
경찰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이날 오전 5시10분께 강남구 청담동 소재 자택을 나간 뒤 잠적했다. 이후 성 전 회장의 차남(次男)이 유서를 발견해 오전8시12분께 경찰에 잠적 사실을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소방당국과 함께 성 전 회장의 통신기록을 추적한 결과 종로구 평창동 인근에서 신호를 확인했다. 또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성 전 회장이 평창파출소 뒷산에 올라가는 모습을 확인하고 경찰 1개 중대 및 방범순찰대 3개 중대 등 500여명의 병력을 투입해 추적에 나섰다.
성 전 회장은 회사 재무상태를 속여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지원되는 정부융자금, 금융권 대출 등 800억여원을 받고 거래대금 조작 등을 통해 250억원 가량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한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성 전 회장은 전날 오후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MB(이명박 전 대통령)맨이 아니다"라며 "본인이 왜 자원외교의 표적이 됐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자신에게 쏠린 의혹을 부인 한 바 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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