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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드는 日, 솟는 中, 미는 美…'낀 나라'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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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교 진단] 1. 딜레마와 소신 사이, 한국외교는 지금

흔드는 日, 솟는 中, 미는 美…'낀 나라'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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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일본이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15억달러(약 1조6300억원)의 기금을 출연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AIIB 참여 움직임은 최근의 한반도 정세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맞물려 풀기 어려운 고차방정식을 한국 외교에 던져주고 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구한말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어찌할 바를 몰랐던 대한제국의 상황에 빗대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국익'이라는 대원칙하에 미ㆍ중ㆍ일 세계 3대 강국의 틈바구니에서 전략적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한국외교의 현주소를 3회에 걸쳐 점검한다.

"우리의 전략적 가치를 통해 미ㆍ중 양측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상황은 결코 골칫거리나 딜레마가 아닌 축복이다."


윤병세 외교부장관은 지난달 30일 올해 재외공관장회의 개회식에서 사드와 AIIB 문제를 두고 언론의 뭇매를 맞자 '작심 발언'을 했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빅2'의 틈바구니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돼 눈치보기 외교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반박한 것이다.

최근 외교정책에 원칙과 전략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박종희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큰 전략을 가지고 장기적인 국익을 도모한다는 차원에서 한 스텝 한 스텝 나아가는 외교가 돼야 큰 국가를 상대로 하더라도 주도적으로 할 수 있다"며 "우리 정부가 어떤 전략이나 일관된 원칙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이제는 주변국마저 우리의 전략과 원칙을 테스트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자간 외교에서 균형잡기가 자칫 '눈치보기'로 비쳐질 가능성도 있는게 사실이다. 양자 관계만 놓고 보면 보다 직접적인 화법과 강력한 어휘를 사용할 수 있겠지만 다층적인 다자외교에서 특정 상대방 국가만을 대상으로 외교를 펼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치 둘만 좋으면 되는 연애와 양쪽 집안에 일가친척까지 신경써야 하는 결혼의 차이와 비슷하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은 "과거 조선은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면 지금 우리나라는 지정학적 위치에서 똑같지만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에서 충분히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는 이 러브콜을 잘 즐기면서 국익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기적인 상황을 놓고 전체를 평가하는 것도 무리가 있을 수 있다. 하나의 이슈에 대해 일대일 대응이 아닌 다자의 입장을 고려해 신중하게 언급하는 '조용한' 외교적 수사가 수동적인 모습으로 비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신중한 입장 표명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초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피습 사건에 대해 국내에서는 '테러'라는 표현이 등장했지만 오히려 미국 정부는 테러가 아닌 '공격(attack)'이라고 정의한 게 그 예다.


외교부 당국자는 "외교적 딜레마는 어느 나라든 없을 수 없다"며 "소신을 갖고 정책을 수행하더라도 주변국을 고려한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다"고 저간의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다만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와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외교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설명과 홍보는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정부의 '조용한 외교'가 신중함을 넘어 소신과 원칙의 부재로 비치는 것은 오히려 화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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