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 "이달부터 시작"…기보 "쉽지 않을 것"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양대 보증기관인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과 기술보증기금(이하 기보)이 '기술금융' 경쟁을 시작했다. 그동안 기보가 맡아온 기술평가 보증을 신보도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덕분에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들은 자금 마련의 기회가 보다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근우 신보 이사장은 2일 대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그동안 기술평가는 기보 중심으로 해왔는데 최근 기술평가모형을 만들었고 기술금융을 지원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보는 이달부터 기술금융 보증을 시작하는데 올해 보증 규모는 9500억원에 달한다.
그동안 신보는 신용도를, 기보는 기술력을 기반으로 보증을 제공해왔다. 비슷한 보증 업무를 한다는 지적에 기보가 2007년부터 100% 기술평가 보증으로 돌아선 이후 양 기관은 서로 다른 보증 업무를 책임져온 것이다. 보증 규모는 일반보증 기준으로 신보가 40조원, 기보가 20조원으로 신보가 2배 가량 크다.
이런 상황에서 신보가 기술평가 카드를 전격적으로 꺼내든 것은 거래 기업들 중 기술력 평가를 요구하는 곳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신보 관계자는 "기술금융의 대상인 벤처ㆍ창업 기업들을 평가하려면 재무제표 위주의 신용평가로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정부가 기술금융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 배경으로 꼽힌다. 신보는 지난달까지 6개월간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자체 기술평가모형을 개발했다. 기보가 자랑하는 기술평가시스템(KTRS)과 비슷하다.
신보는 100% 기술력만으로 보증을 하는 '프런티어 보증' 프로그램도 올 하반기 선보인다. 재무상태가 열악하거나 과거 실적이 없어도 뛰어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면 자금 지원을 해주는 것이다. 위험도가 높은 만큼 올해 계획 규모는 1000억원 정도만 마련했다. 신보 측은 "기술평가 인력은 내부 인력을 중심으로 하되 고급기술은 발명진흥회 등 외부 전문 평가기관과 연계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기보는 신보의 행보를 마뜩잖게 여기면서도 비교 우위를 자신하고 있다. 기보 관계자는 "기보는 1997년부터 기술평가를 하며 수많은 관련 데이터를 축적해왔다"며 "신보가 기술평가를 한다고 해도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당장 기술평가 보증을 염두에 둔 중소기업들은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기보뿐 아니라 신보에서도 기술 등급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자금 마련 기회는 그만큼 확대됐다는 평가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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