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앞두고 여론주도 총력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4·29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는 여야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 천안함 사건 5주기에 맞춰 새누리당이 '안보 논쟁'으로 야당에 공세를 폈다면, 새정치민주연합은 4월 16일 세월호 1주기로 여론을 주도하기 위해 힘을 모으는 양상이다.
29일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취임 5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세월호 조사)특위뿐 아니라 세월호 인양까지도 정부가 할지 말지 의지를 안보이고 있다"며 "용역 결과가 나오면 결정한다는 답을 되풀이 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면 안하겠다는 뜻이 내포돼 있는 것 아니냐"고 쓴소리를 냈다.
이어 문 대표는 "세월호 진실 규명이라는 것이 그냥 지나간 사건의 사후처리라는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사람이 먼저인 나라,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것이 세월호 참사 겪으며 온국민이 함께 염원한 다짐인데 그런 의지가 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을 지금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세월호 특위는 특위의 조직과 권한 등을 축소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에 대해 전면 철회를 주장하며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러한 기세를 몰아 최근 야당은 시행령 철회를 촉구하며 "특위 활동을 무력화시켜 진상 규명을 덮으려는 속셈을 드러냈다"면서 "인원과 조직의 축소는 진상 규명 업무 차질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특위 활동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또한 새정치연합이 다음달 6일부터 사흘간 국회에서 개최하는 '정책 엑스포'에서 세월호 유가족협의회는 '안전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부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앞서 새정치연합이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여당에 '안보 무능론'을 내세우며 기싸움을 펼쳤다면, 세월호 1주기를 앞두고 정부ㆍ여당에 '안전 무능론'을 부각시킬 공산도 커 보인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선거 캠프 관계자는 "세월호 1주기를 앞두고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정부나 당에서 표심에 영향을 미칠만한 민감한 발언이 나오지 않길 바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세월호 선체 인양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취임 이후 처음으로 유가족들과 면담을 가졌다. 유 원내대표는 이달 초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에서도 이 문제를 거론하며 후속 조치에 앞장서는 듯 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안전혁신 마스트플랜을 발표했다. 재난안전컨트롤 기능 강황, 재난안전 인프라 확충 등을 주요 뼈대로 하는 범부처 대책이지만 실효성을 갖추는데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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