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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영업왕 출신, 물걸레 타고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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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 CEO를 만나다 - ④ 최태웅 경성오토비스 대표
400억 매출 내던 대리점 접고
사비 70억 들여 청소기 개발
A/S 요청 땐 직접 고객 방문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침대나 소파, 책상 밑에 얼마나 미세먼지가 많은지 아시나요? 이젠 쓸고 닦는 것이 아니라 닦은 다음에 쓸어야 하는 것으로 청소 방법이 바뀌어야 합니다."

자동 물걸레 청소기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는 최태웅 경성오토비스 대표는 물걸레 청소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이 같이 말하며 "무릎이나 허리를 구부리지 않고 서서 진공청소기처럼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자동 물걸레 청소기야말로 쉽게 깨끗한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은 물론, 건강한 생활에도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1983년부터 25년 넘게 삼성전자의 가전통신부문 전문점을 운영하며 대형할인점과 양판점, 온라인 및 가전대리점 등에 납품해왔던 유통업 종사자였다. 당시 전국의 삼성전자 대리점 가운데 영업실적 1위를 기록하는 등 최우수상과 대상 등을 휩쓸며 연간 매출 300억~400억원을 올리기도 했다. 소위 잘 나가던 그가 기존 일을 접고 제조업에 뛰어들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한 마디로 제품의 품질과 가능성에 꽂혔다고 했다. 이 제품은 밑면 구동판이 분당 1000회 이상 앞뒤로 왕복하면서 힘들이지 않고 청소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자동 물걸레 청소기다.


최 대표는 "집에서도 직접 물걸레 청소를 하는데 이 제품을 써보니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하게 됐다"면서 "오직 제품의 품질과 가능성에 대한 믿음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제품에 대한 확신은 있었지만 그동안의 개발과 판로 개척 과정 등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이름 있는 기업의 제품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홀대받기 일쑤였고, 외국 바이어와의 상담에서도 가격 문제 때문에 성사되지 못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본인이 쏟아 부은 돈만 70억원이 넘는다고 했다.


최 대표는 "2009년 시작해 5년이 넘도록 안됐으면 실패한 것 아니냐는 주변의 얘기를 들으면서 내가 왜 생고생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자문한 적도 많았다"면서도 "제품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면 결코 계속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 같은 확신 때문에 그에겐 자신이 개발한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가장 소중하다고 했다. 실제 그는 사장임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A/S 전화가 오면 직접 고객 집을 방문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직원들이 바쁜 탓도 있지만 직접 고객 목소리를 청취하고 개선 사항 등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최 대표는 이렇게 인연을 맺은 고객들의 리스트가 1000명이 넘게 저장이 돼 있다며 본인의 핸드폰을 보여줬다. 실제 그의 핸드폰에는 문의사항과 개선점, 언제 구매했는지, 언제 문자나 전화가 와서 뭘 물어봤는지 등등 세세한 내용이 모두 기록돼 있었다.


우여곡절은 많았지만 제품의 우수성이 서서히 입소문을 타면서 매출도 급격한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는 300억원. 지난해보다 5배나 뛰어오른 금액이다.


최 대표는 "사업을 시작할 당시 친하게 지내던 삼성전자 임원도 말릴 정도로 중소기업의 제조업이 쉽지 않음을 느꼈지만 사용해본 소비자들이 재구매를 하거나 주변에 권해주는 일이 늘어나면서 이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부터 판로가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하반기부터는 해외업체들과 협상을 진행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해외 수출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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