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뷰앤비전] 불황에도 잘나가는 증권 삼총사

시계아이콘01분 40초 소요

[뷰앤비전] 불황에도 잘나가는 증권 삼총사 이재우 보고펀드 대표
AD

현재 영업 중인 증권사 수는 59개다. 2013년 말 증권사의 주요 수수료 수입을 들여다보면 수탁수수료 2조6000억원, 인수 및 주선수수료 4000억원, 인수합병(M&A) 자문수수료 3000억원, 자산관리수수료 1000억원, 신탁보수수수료 2000억원 등이다.


아직 우리나라 증권사의 주요 수입원은 수탁수수료라서 시장의 거래량이 줄어들면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지난 수년간 침체된 거래량에 그마저 온라인 거래가 늘어남에 따라 수탁수수료 수입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일반적인 증권사의 수익성은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 이런 어려운 시장 환경 내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보이는 회사들이 있다. 이들은 메리츠종금ㆍ신영ㆍ키움증권 3사다. 2013년 전체 증권업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4.9%인데 반해 해당 3사의 ROE는 각각 9.3%, 6.2%, 6.6%를 달성해 업계의 부러움을 샀다. 또한 지난해 9월 말 누적으로 보면 업계 평균 ROE가 -3.3%에 머무는 가운데 동 3사의 ROE는 각각 16.4%, 8.6%, 6.4%를 시현해 완전히 다른 게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만든 것일까. 지배구조, 오너의 경영철학, 보상시스템 등 들여다보면 여러 가지 이야기할 것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이 세 회사는 각기 전혀 다른 영역에 특화를 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메리츠는 다른 증권사와 달리 종금 라이선스가 있다. 즉 예금과 여신이 가능한 증권사다. 이런 특장점을 살려 저축은행 사태 이후 얼어붙은 부동산금융시장에서 각종 창의적인 금융기법을 발휘해 업계 최고의 수익을 만들며 확대시켜 왔다. 탄력을 받은 경영진은 영업점을 대폭 줄이고 보상시스템을 혁신해서 전 업계가 힘들어 하는 리테일영업 부문마저 흑자로 돌려놓았다. 투자은행(IB) 라이선스가 있는 5개 대형 증권사 평균 ROE의 3배 이상을 시현해 대형사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든 것이다.


신영증권은 또 다른 모범 사례다. 이 회사에 대한 시장의 인식은 진정한 자산관리회사다. 여타 증권사들이 시장의 거래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영업사원에게 거래 빈도를 높여서라도 수입을 확보해야 하는 압박을 주는 반면 신영은 영업직원들이 관리하는 자산의 규모에 가산점을 주는 평가 문화를 꾸준히 지켜 왔다.


이런 기업 문화를 접한 고객들은 훨씬 더 편안한 마음으로 자기의 자산을 맡기게 되니 회사는 보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계열사인 신영자산운용의 펀드 운용수익률 또한 안정적이어서 힘을 보태고 있다.


키움증권은 온라인 트레이딩 하우스의 대명사가 된 지 오래다. 일반 개미부터 슈퍼개미 투자자까지 이 회사의 거래시스템이 업계 최고라고 이야기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정보기술(IT)업으로 성공한 대주주는 회사 설립 시부터 IT에 남다른 투자를 해왔고 그 결실로 한 번 이 트레이딩시스템에 길이 들면 다른 회사의 것으로 옮겨가기 어렵게 돼 버린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침체된 시장 거래량에도 불구하고 수위의 시장점유율로 수수료 수익을 지켜낸 비결이다.


이 세 회사를 보면 아무리 시장 환경이 어려워도 열심히 창의력을 발휘해 자기만의 영역을 만들고 차별화된 경영을 하면 살길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 준다. 경기불황으로 잘되는 산업이 드문 상황이다. 그런데 대개는 남이 하는 것을 똑같이 하면서 환경 탓 규제 탓만 하고 있다.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색깔을 만들고 남다른 노력을 하는 것, 이 간단하고 상식적인 원칙밖에 없는 게 아닐까 생각하게 만든다. 항상 시장에 위너는 있다. 다만 위너의 수가 소수일 뿐이다.




이재우 보고펀드 대표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