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회의) 의장이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을 결정하기 위한 그리스와 채권단 간 추가 회의가 오는 11일(현지시간)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셀블룸 의장은 9일(현지시간)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를 마친 후 그리스가 요구받은 개혁 조치를 완수한 후 남은 구제금융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그리스가 채권단에 제출한 구제 개혁안이 미흡해 구제금융 자금 지원을 허락할 수 없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데이셀블룸 의장이 밝힌 11일 회의도 당초 예정에 없던 것이다. 여전히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는 셈이다.
유로그룹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회의를 열고 그리스가 제출한 개혁안을 검토했다.
데이셀블룸 의장은 그리스의 개혁안에 대해 "구제금융을 얻기 위해 공을 많이 들이기는 했지만 완성된 형태와는 거리가 멀다"고 평가했다. 그는 재무장관 회의 하루 전인 지난 8일에도 그리스가 6개 구조개혁안을 제출했지만 더 많은 개혁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미흡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유로그룹은 지난달 20일 현행 그리스 구제금융을 6월 말까지 4개월 연장해 주기로 합의했다. 다만 그리스가 채권단이 요구하는 수준의 구조개혁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그리스 정부는 앞서 구조개혁안을 제출했고 이번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를 앞두고는 구체적 실행 계획을 담은 세부 개혁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유로그룹이 불만을 나타냄에 따라 11일 또 다시 지루한 줄다리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그리스 정부는 개혁안이 거부되면 국민투표나 총선을 실시할 것이라며 유로그룹을 압박했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전날 기자회견 "(국제채권단의) 완강한 반대와 마주한다면 국민투표나 총선을 통해 국민의 뜻을 묻겠다"고 밝혔다. 유로존 탈퇴까지 검토하겠다며 배수진을 친 셈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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