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체크카드 결제 보조하는 밴·PG사에도 모두 적용, 스마트폰 단말기 보급 확산시켜 시장 장악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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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삼성전자가 핀테크 시장 장악을 위해 '수수료 무료'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올해 하반기 국내에서 삼성페이 서비스를 제공할 때 제휴 카드사는 물론 신용·체크카드 결제를 보조하는 밴(VAN)사와 전자지급결제대행업체(PG사)로부터도 일제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수수료 이슈로 제휴업체와 갈등을 빚기 보다 수수료 무료라는 당근책을 통해 스마트폰 단말기 보급을 더욱 확산시켜 국내 핀테크 시장을 단번에 장악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앱카드협의체(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농협)와 우리·하나·BC카드로부터 삼성페이 이용에 따른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아울러 삼성페이는 카드 결제를 지원하는 가맹점은 물론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신용카드 승인 중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밴사와 PG사로부터도 삼성페이 이용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사실상 현재 카드 결제 과정을 똑같이 거치면서 추가 수수료는 없게 되는 셈이다.
현재 카드 결제 과정에서 수수료 비중은 이렇다. 대형가맹점인 대형마트에서 1만원짜리 물건을 샀다고 가정하면 이중에서 카드사는 대형마트 수수료 기준인 1%대 후반에서 2%대 초반으로 책정된 카드 수수료 약 200원 정도를 가져간다. 이 중에서 카드사는 밴사에 결제건당 정액으로 100원 정도를 떼어주고 나머지를 카드사가 챙긴다.
카드업계에서는 카드 결제 수수료에다 추가적인 수수료를 삼성페이가 더 요구하면 참여가 부담스러워진다. 삼성에 내야 할 수수료가 많아질수록 카드사는 수익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밴사와 PG사도 마찬가지다. 이들 역시 추가적으로 수수료를 내게 되면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데 삼성페이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게 되면서 기존처럼 업무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에 탑재된 카메라 기능이나 MP3처럼 하나의 서비스가 더 생겨난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수수료를 받는 대신 삼성페이를 무료로 지원하는 것이 삼성페이의 빠른 확산, 나아가 삼성페이를 통한 삼성 단말기의 경쟁력을 제고하는데 도움이 된다. 애플페이와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 애플페이는 근거리통신망(NFC)을 이용한 결제를 지원하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전용 단말기 설치비용이 들어 건당 0.15% 수수료를 카드사로부터 받는다. 반면 삼성페이는 NFC와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기술 모두 사용 가능하다. 기존 마그네틱(MS)단말기를 그대로 사용 가능한데다 올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교체가 진행되는 집적회로(IC)단말기도 MST 기술을 갖추고 있어 추가 보급 비용이 필요 없다.
실물카드로만 결제되던 소비 패러다임의 변화도 예상된다. 삼성페이 보급이 활성화되면 '신용카드는 지갑에 넣어 다니면서 긁어서 결제해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이뤄진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온라인을 통한 간편결제만 성장을 했었으나 삼성페이로 인해 전반적으로 간편결제 시장이 활성화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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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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