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유럽과 일본업체가 주도하던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미국 업체들이 점유율 상승이 눈에 띈다.
4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월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제네럴모터스(GM)와 포드 등 미국업체는 지난해 1월보다 10.1% 늘어난 27만6000대를 팔아 점유율 15.3%를 차지했다.
반면 도요타와 닛산, 혼다 등 일본업체는 2.1% 감소한 25만1000대 판매에 그쳐 점유율은 13.9%에 머물렀다.
중국에서 미국업체의 점유율이 일본업체를 넘어선 것은 2005년 이후 처음이다. 1월 중국의 승용차 시장 점유율을 보면 중국의 현지업체가 32.8%로 가장 많았고 폴크스바겐 등 유럽업체가 29.2%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미국과 일본업체가 3위와 4위를 기록했으며 현대·기아차 등 한국업체의 점유율은 8.8%로 5위였다.
일본 업체들은 엔저에 힘입어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좀처럼 맥을 못추고 있다. 일본업체들이 부진한 사이 상하이GM과 창안포드 등 미국업체들은 중형차급과 다목적차량(MVP)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실제 포드의 디젤세단 뉴 몬데오를 비롯해 뷰익 라크로스, 쉐보레 말리부 등의 판매량은 1월 판매량이 1만대를 넘었지만 일본업체 모델 가운데 1만대 이상 판매된 모델은 도요타 캠리(1만3552대) 뿐이었다. MPV 차급에서도 미국업체는 3만9000대를 팔아 2만6000대를 기록한 일본업체를 훨씬 앞섰다.
이에 일본업체들도 판매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앞다퉈 신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도요타는 렉서스와 뉴하이랜더, 혼다는 베젤 1.5ℓ 등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모델을 앞세워 최근 급성장 중인 SUV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방침이다.
업체별로 보면 폴크스바겐과 GM이 1위와 2위의 양강구도를 형성하는 가운데 현대·기아차도 9%대의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하며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소형 SUV ix25를 출시해 올해 1월 역대 최대인 9173대를 판매했다. 상반기 중에는 기아차도 ix25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KX3를 출시해 시장 주도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