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롯데그룹이 금호산업 인수전에 불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신세계가 금호산업 인수전에서 발을 빼기로 결정했다.
다만 롯데가 차후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든다고 해도 이 같은 입장은 번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신세계 인수의향서 철회= 신세계그룹은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금호산업 지분 매각과 관련해 "금호산업의 계열사인 금호터미널에 광주신세계가 입점해있어 영업권 방어 차원에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바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쟁업체가 LOI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해 향후 본입찰 참여 등 금호산업 지분 매각 과정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신세계는 롯데의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를 어떻게 확인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신세계 관계자는 "실무부서에서 확인한 사안으로 밝힐 수 없다"며 "향후 롯데가 참여하게 되더라도 우리는 다시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의아한 롯데 "우리는 왜…"= 롯데그룹은 이 같은 신세계의 입장에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롯데 관계자는 "우리는 애초부터 금호산업 인수전에 관심이 전혀 없었다"며 "갑자기 견제대상으로 언급이 돼서 당황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LOI 접수 당시부터 롯데는 금호산업에 관심이 없었다는 얘기다. 오히려 신세계가 어떤 이유로 인수전에 참가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견제 대상으로 언급하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는 의사결정을 잘 하는 회사"라며 "롯데를 견제했다며 인수전에 발을 들여놨다가 바로 철회하는 촌극을 펼치는 것은 기존 신세계 스타일과는 너무 다른 행동"이라고 말했다.
◆의연해진 박삼구 회장= 신세계의 LOI 철회로 박삼구 회장은 이번 인수전에서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다.
지난 25일 마감한 금호산업의 채권단 지분 57.5%에 대한 LOI 접수에는 신세계 외에 중견건설사인 호반건설과 사모투자펀드(PEF)들이 참여했었다.
신세계가 불참 선언을 함에 따라 기업에서는 호반건설 컨소시엄만이 금호산업 인수의지를 갖고 있는 상황이다.
사모펀드로는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이하 IBK펀드)·자베즈파트너스·MBK파트너스·IMM 등 4곳이 인수전에 참여했으며 투자자 모집을 위해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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