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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J, 통화정책 기준 물가지표 변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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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 통화정책 담당 자문역 "에너지 가격 요인 배제" 주장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일본 중앙은행(BOJ)이 통화정책 기준으로 삼고 있는 소비자물가 지표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BOJ가 기준으로 삼고 있는 물가 지표는 국제유가 하락을 고스란히 반영, 일본의 디플레이션 불안감을 키우고 있기 때문에 에너지 가격 변동을 배제한 새로 물가 지표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전 예일대 교수이자 현재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통화정책 담당 자문역을 맡고 있는 하마다 고이치씨는 전날 한 인터뷰에서 BOJ가 소비자물가 상승률 2% 목표를 달성하려면 에너지 비용 변동에 따른 영향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처럼 유가가 급락하는 상황에서는 이를 배제하는 것이 더 적절한 조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BOJ는 현재 신선식품만을 제외한 소비자물가지수(CPI)를 통화정책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하마다 자문역은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모두 뺀 CPI를 기준 지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식료품과 에너지 항목을 모두 뺀 CPI를 기준으로 삼을 경우 소비자 가격 동향을 반영하는 범위가 너무 좁아진다며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기준대로 신선식품만을 제외할 경우 CPI 상승률 둔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 고민거리다. 당분간 저유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일본의 CPI 상승률이 올해 중반까지는 계속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BOJ가 통화정책 기준으로 삼고 있는 CPI는 지난해 5월 아베 정권 출범 후 가장 높은 3.4%를 기록했고 이후 계속 하락해 지난해 12월에는 2.5%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4월 소비세율 인상 효과를 배제할 경우 지난해 12월 CPI 상승률은 0.5%에 불과하다. 전문가 예상대로 중반까지 CPI 상승률 둔화가 지속되면 0% 수준까지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하지만 구로다 총재는 경기 부양을 위해 당장 부양 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유가 하락이 결국에는 일본 경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하마다 자문역도 BOJ가 부양 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다는데에는 동의했다. 현재 BOJ가 정책 목표로 삼고 있는 CPI가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유가 하락의 영향이 큰만큼 부화뇌동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CPI 상승률이 2% 목표에 미치지 못할 때 BOJ가 부양 조치를 취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마다 자문역이 주장하는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CPI 상승률은 지난해 12월에 2.1%를 기록해 BOJ의 기준 CPI보다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CPI의 경우 지난해 최고치가 9월에 기록한 2.3%에 불과하다. 하마다 자문역의 주장대로라면 일본의 CPI는 큰 변동 없이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하마다 고문은 "BOJ가 통화정책의 기준이 되는 CPI 지표를 변경하면 시장 관계자들이 BOJ의 통화정책 방향을 예측하기가 더 쉬워지고 BOJ가 시장과 소통하는 것도 더 쉬워진다"고 강조했다.


BOJ 내에서도 CPI 상승률이 계속 둔화되는 상황이지만 추가 부양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추가 부양 조치로 엔화가 더 약해질 경우 오히려 일본 경제에 독이 될 수 있다는 비관론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CPI 상승률이 계속 하락할 경우 BOJ가 추가 부양책을 취하기보다 하마다 자문역의 주장을 수용할 가능성도 있다.


모건스탠리 MUFG 증권의 로버트 펠드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약세에 대응하기 위해 BOJ가 추가 부양정책을 내놓기보다는 에너지 가격을 배제한 CPI를 강조할듯 하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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