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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해외인재유치와 이민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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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해외인재유치와 이민정책 김동환 소프트뱅크벤처스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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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미국의 비장의 무기는 H1B비자이며, 활발한 이민으로 미국의 실리콘밸리가 존재할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이 필자의 눈길을 끌었다. 그 글을 읽으면서 필자는 다음과 같은 장면을 떠올렸다.


장면 1.
최근 서울의 한 스타트업에 지난달까지 애플 본사에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근무하던 재미교포가 입사했다. 실리콘밸리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게다가 요즘 미국에서 몸값이 치솟고 있는 빅데이터 전문가이면서 아이 둘이 있는 가정의 가장이 연봉이 10분의 1 이하로 줄어드는 데에도 불구하고 사표를 던지고 서울의 벤처기업에 취업하는 용감한 결정을 한 것이다.

장면 2.
또 다른 서울의 한 벤처기업은 사업의 특성상 임직원 전체가 중국 명문대를 졸업한 회사이며, 그중 절반의 핵심인력이 중국인 고급인재들이다. 한편 이 중국인 직원들 중 일부는 서울소재 대학원에 학적을 두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분들이 회사의 임직원인 동시에 대학원생인 사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국내법상 국내법인이 고용할 수 있는 외국인의 숫자는 내국인 직원의 숫자와 연동돼 그 정해진 비율만큼만 고용할 수가 있다. 따라서 이 회사는 법을 지키면서 필요한 만큼의 외국인을 고용하기 위해 일부 외국인 직원을 국내 대학원에 진학시켜 유학생 신분으로 한국에 체류시키고 있다.


장면 1과 2에 등장하는 기업들은 각각 필자가 근무하는 회사에서 작년에 투자한 포트폴리오 회사 중 한 곳이다. 각 회사의 창업자들이 사업의 비전제시와 특유의 친화력으로 외국인 고급인재들을 설득해 국내로 모시고 온, 드물지만 아주 성공적인 사례이면서 한편으로는 국내의 해외인재유치와 관련한 이민?영주권 제도 및 그 환경과 관련해 필자에게 여러 생각을 떠오르게 한다.

장면 1에서 소개한 분의 경우, 이직을 결심하는 과정에서 그분을 고민하게 만들었던 가장 큰 요소는 흔히들 생각하듯이 소위 꿈의 직장인 애플에서 아직 무명인 서울의 스타트업에, 그것도 충분치 않은 연봉을 받으면서 가느냐 마느냐가 아니었다. 그러면 그분에게 가장 중요한 고민거리는 과연 어떤 문제였을까. 그분에게 가장 큰 고민은 서울에 오게 되면 아내와 아이들이 한국적 라이프스타일 속에서 살면서 겪어야 할 어려움에 대한 걱정이었다.


서울에 오게 되면서 가장 드라마틱하게 바뀌는 상황은 아이들 교육문제와 가족의 주거문제였다. 미국에서 흔히들 그렇듯이 선행학습이나 사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 아빠의 결정으로 갑자기 한국에 와서 과도한 사교육과 영어공부 스트레스 등을 받으면서 자라야 하는 상황과, 미국과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 주거비용을 지출해야 하면서도 훨씬 좁은 집과 열악한 주변환경에서 살아야 하는 가족들에 대한 염려였다. 많은 한국의 부모들이 여건이 된다면 설사 기러기 아빠가 되더라도 아이를 미국에서 교육시키려고 하는 현실에서, 이분은 완전한 역선택을 한 것이다.


장면 2에서 소개한 회사의 경우 창업자가 국내 외국인 채용관련 제도에 대해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고민한 결과, 상황상 최선의 방법을 택한 것이다. 현재 관련제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이 회사의 중국인 직원들 몇 분은 결국 석사과정이 끝나면 추가로 박사과정에 진학하고, 회사는 불필요한 등록금을 다시 지출해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필자는 언젠가 실리콘밸리 한복판인 팰로앨토에서 갓 창업한 한국인 기술창업가를 만났다. 그분은 국내 명문대를 졸업한 후 스탠퍼드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실리콘밸리 최고기술 기업 중 한 곳에서 몇 년간 연구개발(R&D)을 해왔던 던 분이었고, 본인의 전공과 업무경험을 그대로 살려 회사를 창업했다. 필자는 벤처캐피털리스트로서 당연히 그 회사에 대한 투자검토를 하게 돼 여러 번 미팅을 했고, 스탠퍼드대학을 드나들며 많은 한국출신 공대 유학생 및 졸업생을 만날 수 있었다. 당시 필자가 떠 올린 생각은 “한국의 과학고나 명문대 공대 졸업생들이 팰로앨토에서 동문회를 하면 서울에서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모이겠구나”였다. 결국 많은 한국 출신의 인재들이 더 좋은 직업기회와 생활환경, 그리고 더 나은 자녀교육을 위해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미국에 계속 머물고 있는 것이다.


한국이 이민정책을 통해 인재를 수혈해야 하는 이유는 더 많은 인재와 다양성을 받아들여 기술과 사업을 발전시키고, 이를 통해 경제를 발전시키고자 함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위의 사례가 말해주듯이 여러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한편, 한국에서 산다는 그 한국적 라이프스타일이 외국인뿐만 아니라 이 땅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에게도 합리적이고 편안하게 느껴져야 하는 것이다. 내국인이 행복하지 않은 나라에서 어떻게 이민 온 외국인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좋은 인재들일수록 지역적 언어적 한계를 뛰어넘어 전 세계 어느 곳이던 생활환경과 고용조건이 좋은 나라를 선택할 수 있다. 인구가 감소하고 부동산 가격 하락이 우려되니까 이를 막기 위해 또는 국내 기업에 저렴한 노동력을 제공해야 하니 외국인 노동자를 받아들이자 정도의 이유로 국내의 이민정책을 검토하고 수정한다면 우리나라는 좋은 인재를 받아들이고 유지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이민 유치는커녕, 국내 인재의 해외유출만 더욱 커질 것이다.


김동환 소프트뱅크벤처스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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