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국민차로 불리는 쏘나타가 엔진을 갈고 돌아왔다. 기존 쏘나타 차체를 그대로 적용해 외관상 크게 달라진 점은 없지만 운전대를 잡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현대차가 쏘나타를 출시한 지 30년간 7번의 풀 체인지를 거쳐 내놓은 또 다른 변화의 시작이다.
쏘나타 2.0 터보에 장착된 ‘뉴 쎄타-i 2.0 터보 GDi 엔진’의 힘은 시내 주행에서는 느끼기 힘들다. 기존 CVVL 2.0 가솔린 모델보다 힘은 168마력에서 245마력으로, 최대토크는 20.5kg·m에서 36kg·m로 높아지는 등 출력을 높이는 데 집중한 흔적이다.
엔진 시동음은 정숙하다. 하지만 고속도로 진입과 함께 가속 페달을 밟은 뒤 튀어나가는 발진력은 돋보인다. 페달에 힘을 주는 발의 스트레스까지 줄어든 느낌이다.
진가는 고속주행에서 발휘된다. 1000대 후반의 rpm, 시속 80km 수준에서 가속 페달을 밟아도 2000대의 rpm을 유지하며 순식간에 150km를 찍었다. 저중속 영역에서도 힘을 발휘한다는 것으로 앞선 CVVL 모델에서의 버거움은 찾을 수 없다.
빠른 속도로 코너를 돌아도 쏠림 현상은 거의 느낄 수 없다. 엔진 성능을 높이는 동시에 승차감과 조타감까지 손 봤다는 뜻이다.
제동력도 우수하다. 이전 쏘나타 터보에서 다소 부족한 성능으로 지적 받았지만 대용량 17인치 대구경 디스크브레이크가 장착되면서 개선된 성능을 발휘했다.
테스트를 위한 잦은 급가속과 급제동, 고속주행 탓에 시승간 연비는 공인연비 10.8km/L 밑도는 8.5Km/L를 기록했다. 달리는 맛을 느끼기 위해 양보한 부분이지만 운전자로서 경제적 성능까지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기존 쏘나타의 외관 디자인과 큰 차이는 없지만 스포티한 느낌을 주기 위해 시도한 흔적은 곳곳에서 확인됐다. 새롭게 디자인된 LED DRL(주간전조등)과 블랙아웃 처리로 입체감을 도한 범퍼는 보다 넓고 공격적인 이미지를 연출하는 데 성공했다.
측면부는 헤드라이트부터 빠진 사이드 크롬 라인이 뒤 창문까지 이어져 스포티함을 더한다. 뒷면 좌우 2개씩 총 4개에 이르는 머플러는 터보 모델이라는 정체성을 알려주는 표시등 역할을 했다.
실내 익스테리어도 센터페시아의 내비게이션, 인포조작버튼 등 전자기기 계통은 쏘나타와 비슷하지만 핸들(스티어링 휠)을 작게 연출하는 등 차이를 뒀다. 기존 YF쏘나타보다 지름이 1㎝ 작아졌고 휠 아래 부분을 깎아낸 D자 모양이다. 스티어링 휠이 작으면 핸들링과 함께 주행성이 향상된다.
스마트 모델이 2600만원대, 익스클루시브 모델이 3200만원대로 가솔린 엔진보다 다소 비싼 점은 수요층의 결정을 어렵게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패밀리카와 스포츠카 성능을 모두 느끼고 싶은 20~30대 젊은 층은 운전대를 놓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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