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 서울 영등포구 현대3차아파트에서 실시되는 동대표 선거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아파트는 동대표 12명을 온라인투표를 통해 뽑는다. 아파트 동대표 선출에 온라인투표가 처음 도입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쉽게 투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가 지원해 실시되는 이번 온라인투표가 무엇보다 투표 참여율을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파트의 입주자 대표 선거 투표율은 대개 10% 내외에 그치고 있는데 온라인 투표가 참여율을 높인다면 '실질적인' 주민대표 선출로 이어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 아파트를 시작으로 오는 6월까지 서울에서만 30개 단지에서 온라인투표가 활용될 예정이다. 시는 각종 관리ㆍ용역ㆍ공사ㆍ업체선정 등 주요 의결사항도 온라인투표로 결정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는 두말할 것도 없이 아파트 운영 비리 문제를 개선하려는 노력들이다. 아파트 운영의 부실은 지난해 서울시가 실시한 아파트 운영 관련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났듯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엉터리 공사 발주, 공사 관리와 감독 소홀에 따른 공사 부실, 공사비 과다 지출, 입주자대표와 관리업체의 결탁에 의한 관리비 방만 지출 등이 만연해 있다.
이 같은 부실 운영에 상당한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 주민들의 낮은 참여율이다. 주민들의 무관심 속에서 부실과 부정이 자라날 토양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 관리 개선은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 없이는 이루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이번 온라인투표를 시발점으로 삼아 주민들의 참여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더욱 다양하게 모색ㆍ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생업에 바쁘고 전문성이 떨어져 아파트 단지 전체의 문제를 제대로 살피기 힘든 주민들의 사정을 세심하게 고려한 방안들이 강구돼야 한다. 많은 국민들이 아파트 관리 부실에 공감하고 있다는 것은 지난해 영화배우 김부선씨가 아파트 관리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을 때 보인 뜨거운 관심에서도 확인됐다.
아파트는 우리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거주하는 곳이다. 아파트 운영을 개선하는 것은 국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아파트 관리에 대한 주민들의 열의와 관련 당국의 개선 의지가 어우러진 다양한 시도가 더욱 활발하게 나타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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