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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알리바바 품에 안긴 이마트ㆍ롯데마트

시계아이콘00분 58초 소요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쇼핑몰 '티몰'에 입점해 다음 달 문을 열기로 했다. 홈쇼핑이나 온라인업체가 아닌 대형 유통업체가 중국 온라인몰에 셋방을 얻어 들어가기는 처음이다.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중소기업들로선 중국 현지 직구족에게 물건을 팔 길이 넓어지겠지만 유통시장마저 알리바바 생태계에 예속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낳게 한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중국에 오프라인 점포를 개설해온 대형 마트들이 자존심을 접고 알리바바 티몰에 입점하는 것은 오프라인 매장의 벌이가 시원찮아서다. 중국시장 진출 전략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돌리는 움직임이다. 이마트는 한때 27개였던 중국 점포를 10개로 줄였다. 농협도 티몰 내 한국 상품 전용관에 농협 브랜드 상품을 납품할 계획이다.

우리 업체들이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 경쟁적으로 입점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상품이 화장품이나 한류 상품 등으로 한정된 데다 아직 성공사례도 없어서다. 티몰 등 해외 쇼핑몰에 입점한 기업이 10만여곳으로 현지 소비자에게 알리려고 출혈 경쟁을 할 경우 이익을 내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된다.


중국은 인구 16억명, 고소득 부유층 5000만명에 '하이타오(海淘)족'으로 불리는 수천만 명의 직구족이 포진한 거대시장이다. 중국의 해외직구시장은 2013년 13조원에서 지난해 27조원으로 급성장했다. 분명 탐나는 시장이지만 치밀한 준비 없이 접근했다가는 국내 물류센터 설립을 필두로 알리바바의 한국 조기 진출을 도와줌으로써 되레 시장을 잠식당할 수 있다. 알리바바가 자금력을 바탕으로 가격경쟁력을 동원한 마케팅을 구사하면 국내 유통업체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해외직구는 큰 흐름이다. 대세에 맞춰 해외 쇼핑몰에 입점할 때 현지인의 기호를 충족하는 맞춤형 제품 구성으로 구매력을 자극해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과 협력해 한류를 접목시킨 괜찮은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개발하는 것도 긴요하다. 더불어 우리도 외국 업체들이 서로 입점하고 싶어하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를 키워야 한다. 말로만 정보기술(IT) 강국임을 자랑하면 뭐하나. 우물대다간 기술격차를 빠르게 좁히며 추격하는 제조업은 물론 유통시장마저 중국에 빼앗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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