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車, 팔지 않고 고객이 찾게 한다"…김효준 BMW코리아 대표의 소비자철학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4초

BMW를 탄다는 것, 生을 즐긴다는 것
청년 미래재단·인보이스 핫라인 등 창안
年 판매량 4만대…20년간 50배 성장


"車, 팔지 않고 고객이 찾게 한다"…김효준 BMW코리아 대표의 소비자철학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
AD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


국내 수입차는 물론 국산차업체도 감히 엄두를 못 냈던 수도권 드라이빙센터를 짓기 위해 본사 임원들을 끊임없이 설득했고, 어린이나 청년을 위한 미래재단도 전 세계 BMW 사업장 가운데 가장 처음 만들었다.

차량정비나 수리를 받은 고객이 제대로 받았는지, 혹은 규정보다 비싸게 한 건 아닌지 의심이 들 때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객이 정비센터가 아닌 본사에 직접 물어볼 수 있게 한 인보이스 핫라인제도를 한국에 처음 만든 것도 김 대표다.


그는 "인보이스 핫라인이나 고객 200명을 뽑아 수시로 의견을 듣는 고객평가단 제도의 경우 다른 나라에서 벤치마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1995년, BMW가 해외 완성차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법인을 세울 당시 김효준 대표는 창립멤버로 참여했다. 5년 후 그는 대표를 맡았고, 다시 15년이 지났다. 김 대표와 BMW코리아가 20년을 지내면서 많은 것이 바뀌었다.


BMW가 연간 국내에 파는 차량은 이제 4만대를 넘겨 초창기보다 50배 이상 늘었고, 전 세계 BMW 법인 가운데 40위 밖에 있던 BMW코리아의 순위는 지난해 8위로 뛰어올랐다. 우리보다 2배 이상 인구가 많은 일본이나 5위 프랑스와도 1만대 안쪽으로 차이를 좁혔다.


바뀐 건 그뿐만 아니다. 김 대표는 국산차 일색이던 국내 완성차시장에서 수입차의 저변을 확대하는 데 일조했으며 자동차를 팔고 사는 거래행위, 나아가 차를 대하는 문화 자체를 변화시켰다.


기존 자동차시장이 철저히 판매자 중심의 구조였다면 이제는 수요자로 무게중심이 옮겨왔다. 자동차영업을 상품을 파는 과정이 아니라, 소비자가 사게끔 만드는 쪽으로 바꿨단 얘기다. '탈 것'에 머무르지 않고 이제는 '즐길 것'으로 차를 여기는 풍토가 생겨난 것도 김 대표의 노력이 더해진 덕분이다.


걸어온 20년을 뒤로 하고 앞으로의 20년, 그 이후를 위해 김 대표는 여전히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일을 꾸미고 있다. BMW코리아가 이미 한국 기업만큼이나 토착화됐지만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해서다.


우선 수입차업체로는 처음으로 국내에서 여성골프대회를 7월에 열기로 했다. 친환경 이동수단 전기차 보급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민간기업과 손잡고 충전소를 확장하는 사업도 지속한다. 국내 대학과 손잡고 산학협동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유럽경영센터를 짓는 것도 올해 이뤄질 전망이다.


딜러사의 고충도 정면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정비인력을 늘리고 시설을 확충하는 게 요지다. 고객과 맞닿아 있는 딜러사를 외면하고서는 고객만족이 요원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 세계 다섯 번째로 설립될 BMW R&D센터에서는 국내 업체와 함께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국내 유망한 부품업체와 BMW 독일 본사를 연결해주는 일도 구상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까지 BMW 본사에 등록된 1차 벤더 가운데 한국기업은 22곳, 향후 3년간 납품할 금액은 8조원에 달한다"며 "BMW와 한국 기업이 상생ㆍ협력하는 새 모델을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연의 자동차사업도 강화한다. 바이크전시장을 포함해 10개 전시장을 추가로 늘리고, 내년까지 워크베이(차량을 정비할 수 작업공간)를 300개 이상 늘려나갈 계획이다. 서비스인력도 지금의 2배인 2300명으로 늘리고 차량물류센터ㆍ부품물류센터도 현 수준보다 2배 이상 확대키로 했다.


김 대표는 "다시 한 번 초심(初心)의 자세로 돌아가 할 수 있는, 또 해야만 하는 책임과 일에 집중하고자 한다"며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고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틀을 만들도록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