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세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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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에서도 청정한 고을로 손꼽히는 보성군 복내면 봉천마을. 주암호 상류의 물안개 정취 속에 메주가 구수하게 익어가고 있다.
거짓부렁을 모르고 살아온 아낙들이 자식 키우듯 메주를 띄우고 있다. 깊은 맛의 메주를 만들기 위해 새벽부터 무쇠 가마솥에 장작을 지펴 5시간 넘게 콩을 삶았었다. 정성스레 콩을 으깨 사각 틀에 빼곡히 채웠다. 이제 숙성실에 모셔놓으면 청정하고도 포근한 기운이 곰팡이를 살지게 피워낼 터다.
재래종 메주콩은 따사로운 햇볕과 알맞게 기름진 땅, 맑은 바람이 키워냈다. 소홀히 키우지 않겠다는 맹세처럼 농업인 실명을 붙여 사고판다. 이런 환경에서 맛없는 메주가 나올 리 없다.
머지않아 이 메주들은 같은 어머니가 낳은 형제자매처럼 된장·고추장·간장이 될 게다. 제대로 된 전통 양념류를 정성껏 빚어주는 농심에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전세종 기자 hanzu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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