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오는 10월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골프대회 '프레지던츠컵'을 계기로 골프 활성화에 대한 방안을 만들어달라고 3일 국무위원에게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국무회의에 앞서 국무위원들과 티타임을 한 자리에서 "큰 대회도 앞두고 있는데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 이런 것이 대회를 성공시키는 것이니까 한 번 골프 활성화에 대해서도 방안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올해 10월 달에 프레지던츠컵을 하는데,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골프대회이고 아시아에서는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데 거기 (제가) 명예회장으로 있다"며 "우리나라에 그런 큰 대회도 열리는데 골프가 침체돼 있다, 활성화를 위해서 좀 더 힘을 써달라는 건의를 여러 번 받았다"고 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우리 국내에서 골프 관련해서 특별소비세, 개별소비세, 말씀하신 대로 너무 침체가 돼 있어서 해외에 가서 많이 하지 않느냐"고 거들었다.
이에 소관분야를 맡고 있는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그런 메시지가 중요한 것 같다. 정부에서 마치 골프를 못 치게 하는 것처럼 잘못된 메시지가 전달됐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그건 아닌데…"라고 받아치며 "잔뜩 마음의 부담을 가지시는데, 모든 게 좀 활성화될 필요가 있고, 평창 동계올림픽도 좀 더 많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002년 월드컵이라든가 88올림픽이라든가 그 행사 하나로 국민들의 사기가 올라가고 국가위상도 높아지니까, 그런 기회가 아무 때나 오는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공직자들이 골프를 치는 것과 관련해서 박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금지령을 내린 적은 없다. 그러나 박근혜정부 들어 각종 위기상황이 계속되고, 공직기강 확립 분위기 속에서 사실상 그렇게 받아들여져 왔다.
이에 일부 참모들이 박 대통령에게 '골프를 치도록 허락해 달라'고 몇 차례 공개 제안하기도 했으나, 박 대통령은 "금지한 적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골프 칠 시간이 되느냐"는 식으로 답변하면서 공직사회에 '골프금지령'은 2년째 암묵적으로 유지돼왔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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