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불황'과 '경쟁브랜드 난립'이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화장품 사업을 중심으로 판로 확대를 통한 수익률 개선, 성공적인 해외시장 전략 등이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다만 비화장품 계열 사업은 적자를 면치 못하며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매출 4조7119억원, 영업이익 6591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1%, 40.3% 증가했다고 3일 밝혔다.
◆불황 이긴 국내실적…외국인·면세점의 '힘'= 화장품 관련 국내 사업은 매출과 이익 측면에서 모두 성공적인 한 해였다.
전체 화장품 관련 매출은 전년 대비 23.3% 증가한 4조4678억원, 영업이익은 44.2% 늘어난 6638억원 수준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내수 부진을 이겨내고 전년 대비 23.5% 성장한 2조578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불황이 길어지고 국내외 브랜드숍이 난립하면서 영업환경이 악화됐지만 외국인 관광객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면세 채널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중국인 고객 수가 전년 대비 203% 급증했다.
홈쇼핑과 소셜커머스 등 디지털에 기반한 새로운 판로 또한 수익성 개선과 매출 고성장으로 질적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설화수, 헤라, 프리메라 등 대표 브랜드의 성장세도 이어졌다. 아모레퍼시픽의 상징이 된 쿠션류 제품도 지난해 90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설화수의 '윤조에센스'와 더불어 '매출 1조원' 수성을 눈앞에 두며 효자노릇을 했다.
◆中서 고성장.. 유럽·일본서는 '부진'= 중국 등 아시아시장에서는 사업을 확대하며 매출 고성장을 이어갔다. 다만 유럽과 일본에서는 내수 침체에 따른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전체 해외 화장품 매출은 52.8% 성장한 832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 시장 매출이 4673억원으로 전년 대비 44%(위안화 기준) 증가했다. 아시아 시장과 미국 시장에서는 매출 성장과 함께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프랑스의 경우 유럽 내수침체에 따른 영향으로 매출이 줄었지만 적자 폭은 전년 대비 줄었다. 일본 시장에서는 브랜드와 채널을 정리하면서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
◆브랜드숍 명암…에뛰드 '울고' 이니스프리 '웃고'= 전개 중인 브랜드숍 실적은 명암이 엇갈렸다.
에뛰드의 경우 수출이 줄면서 마케팅 투자를 확대, 매출은 9% 줄어든 306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79% 급감한 56억원에 그쳤다.
이니스프리는 제주 브랜드 스토리가 호응을 얻고 관광객 판매가 늘면서 매출은 37% 증가한 4567억원, 영업이익은 54% 늘어난 76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니스프리의 경우 영업 수수료 측면에서 유리한 면세점 진출이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아모스프로페셔널은 녹차실감, 컬링에센스 등 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매출이 12% 증가한 54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와 비슷한 116억원 수준이다.
◆고개 숙인 비화장품 계열사= 화장품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 실적은 적자를 기록하며 고전했다.
태평양제약은 매출 791억원, 영업적자 36억원으로 각각 37%, 186% 역신장했다. 메디컬 뷰티 부문은 아토베리어 등 주요 제품의 고성장과 클레비엘 등 신제품 론칭으로 15%의 성장을 기록했지만, 마케팅 투자가 늘면서 이익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화장품 유리병 등을 제조하는 퍼시픽글라스는 매출은 소폭 증가한 641억원을 기록했으나 생산시설 개보수의 영향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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