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준우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 회고록을 총괄 집필한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회고록의 부록 격인 자신의 저서 <오늘 대통령에게 깨졌다>에서 "언론은 우리를 '봉숭아학당'이라고 비꼬았지만 역설적으로 우리 내부에는 활발한 토론 문화가 있었다"고 술회했다.
김 전 수석이 청와대 참모들의 활발한 소통문화를 강조한 데는 최근 청와대 비선실세 의혹과 항명사태 등 박근혜 정부에서 '집안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수석은 저서에서 "수석회의 당시 수석들이 치열하게 토론하고 공방을 하다보면 회의가 마냥 늘어지곤 했다"면서 "실장이나 다른 수석들의 발언을 끊고 들어가 자기 의견을 내놓는가 하면 주제와 상관없는 지방방송도 이뤄져 류우익 대통령 실장이 '봉숭아학당도 아니고 이게 도대체 뭐냐'고 질책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 전 수석은 국무회의가 봉숭아학당이 된 데는 이 전 대통령의 역할이 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은 새로 수석이나 장관이 오면 '자기업무 영역 이외에는 발언하지 않겠다면 위기에 대처할 수 없고 발전도 못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한번은 회의 중 수석들 간 논쟁이 감정싸움으로 번졌지만 이 전 대통령이 야단치지 않은 일화를 소개했다.
김 전 수석이 그 이유를 묻자 이 전 대통령은 현대건설 CEO 경험을 들며 "온갖 위기가 끊임없이 닥쳐오는데 CEO 혼자서 대책을 세우겠다고 하다가는 큰일 나는 것"이라며 "그럴 때 이사진은 물론 핵심 실무자들을 불러 토론을 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해법이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수석은 "이런 자세 때문에 장관이나 수석들은 쉽게 자기 의견을 낼 수 있었다"며 "만용에 가까운 직언도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장준우 기자 sowha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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