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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정국 돌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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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오는 2월2일 이명박 전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이 출간된다. 이 책은 총 12개 장, 800여쪽으로 남북 관계, 녹색성장 정책, 4대강 사업, 해외자원개발 외교 등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회고록이 정가에 태풍의 눈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국정조사 논란중인 해외 자원개발 외교 등과 맞물려 정치적 부담을 무릅쓰고 퇴임 2년만에 책을 내놓은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처럼 미묘한 시점에 책을 내놓는데는 그만한 정치적 손익 계산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게 출판계의 입장이다. 자칫 자기 변호로 읽혀질 경우 더욱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국 돌파' 목적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회고록은 ▲1장 나는 대통령을 꿈꾸지 않았다 ▲2장 극복하지 못할 위기는 없다 ▲3장 외교의 지렛대, 한·미 관계 복원 ▲4장 진화하는 한·중 관계 ▲5장 원칙 있는 대북정책 ▲6장 그래도 일본은 우방이다 ▲7장 외교의 새 지평을 열다 ▲8장 더 큰 대한민국을 향하여 ▲9장 5년 대통령이 100년을 보다 ▲10장 서민을 따뜻하게, 중산층을 두텁게 ▲11장 문화·과학강국이 살 길이다 ▲12장 아쉬움을 뒤로하고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전 대통령은 2013년 2월 대통령 퇴임 후 5월부터 회고록 집필에 착수, 1년10개월만에 집필을 완료했다.

출간에 앞서 공개된 회고록 일부 내용에는 북한의 '남북 정상회담' 제안을 거절한 일화를 비롯, 임기 5년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회고록에는 남북회담 논의가 2009년, 천안함 사태 이후인 2010년에도 지속적으로 이뤄졌으나 북한의 회담 조건 때문에 성사되지 않았다고 밝힌다. 첫 제안 당시의 일화다.


"저희 장군님께서는 북남 수뇌들이 만나는 것도 어렵지 않다고 말씀하셨습니다.” 2009년 8월23일 청와대 본관 접견실, 김기남 북한 노동당 비서는 이 전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했다. 이 자리에는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도 함께 했다. 이들은 닷새 전 서거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조문하기 위해 서울에 와 있었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이전 정권이 해놓은 일을 일방적으로 폐기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남북 간에는 많은 합의가 있습니다. 김일성 주석과 노태우 대통령과 합의한 문서도 있고, 저는 이 모든 것이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대답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놓치기 어려운 카드라서 잠시 갈등도 있었다. 그러나 대북정책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남북정상회담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술회했다. 대신 “남북 정상이 만나면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과 같은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특히 김정일 위원장에게 꼭 전해주실 말씀이 있습니다. 그동안 북한이 ‘북핵 문제는 북·미 간의 문제이니 남한은 빠져라, 남한은 경제 협력이나 하면 된다’고 주장해왔는데 나는 그에 대해 달리 생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회고록은 접견을 마치고 나가는 김 비서의 어깨를 두드리며 "앞으로 좀 잘 하세요"라는 말을 건넸다고도 적고 있다. 이어 원자바오 전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김정일 위원장이 정상회담을 바라고 있습니다"라고 전했을 때도 "북한은 그동안 남측이 자신들을 만나려 안달한다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그러나 나는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또 "다만 정상회담의 대가나 조건 없이 만나 핵 문제를 비롯해 모든 것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날 용의가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당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은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하면서 "쌀과 비료 등 상당량의 경제 지원을 전제조건으로 내놓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2007년 제17대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북한은 "대통령 당선에 도움을 준 데 대해 감사하는 내용'의 친필 서한을 보내주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어이가 없었다"며 단칼에 거절했다. 또 2010년 천안함 사태 이후 국가정보원의 고위급 인사가 2010년 7월 방북,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는 것도 고백했다. 이 전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기존에 우리가 제시한 원칙 이외에도 천안함 폭침에 대한 북한의 사과와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면서 "북측은 쌀 50만t의 지원을 요구했다.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수차례 접촉, 천안함 사과 문제가 논의되는 동안 2010년 11월 북한은 또 다시 연평도 포격을 감행했다. 이는 도발을 통해 물적 지원을 받아내곤 했던 행태를 되풀이하려 했다. 2009년 11월7일 개성에서 통일부와 북한의 통일전선부 실무 접촉에서 북한은 임태희 고용노동부 장관이 싱가포르에서 서명한 내용이라며 합의서를 들고 나왔다. 정상회담 조건으로 내놓은 옥수수 10만t, 쌀 40만t, 비료 30만t, 아스팔트 건설용 피치(1억 달러), 국가개발은행설립 자본금 100억 달러 제공 등이 합의인 양 주장했다. 문서에 지원 내역과 일정을 정리해놓은 것이 마치 무슨 정형화한 '정상회담 계산서'같은 느낌이었다." (회고록 일부)


또 회고록에는 '비핵개방3000 구상'에 대해서 상세한 설명을 담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북한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주도권을 우리 정부가 상당 부분 확보했다. 임기 내내 '원칙 있는 남북 정상회담'을 둘러싼 북한과의 물밑 접촉도 끊이지 않았다. '비핵개방3000'은 북한의 개혁개방과 민주화를 염두에 둔 정책이었다"고 회고했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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