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핵 전쟁 등에 따른 인류의 멸망 시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운명의 날 시계'(Doomsday Clock)가 2분 당겨졌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처부진과 북한의 핵 개발 등 핵무기 통제력이 약화됐다는 우려 때문이다.
미국 핵과학자회(BAS) 과학자들은 22일(현지시간) 운명의 날 분침이 종말 3분 전으로 앞당겼다고 밝혔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다.
이에 따라 인류 최후의 순간을 자정, 즉 밤 12시로 가정한 지구 운명의 날 시계가 지난해보다 2분 당겨진 밤 11시 57분에 맞춰졌다.
핵과학자회 케네트 베네딕트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인류를 파멸시킬 수 있는 핵무기와 기후변화 등 2가지 위협에 대한 상황이 1년 전보다 나빠졌다고 강조했다.
운명의 시계는 2012년 1월 전 지구적 핵 위협과 기후변화 위기 등의 이유로 자정 5분 전으로 1분 앞당겨진 이후 3년 만에 다시 2분 더 앞당겨졌다.
자정 3분전까지 운명의 시계가 앞당겨진 것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와 공산주의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냉전시기 1984년 이후 31년 만이다.
이 시계의 분침이 자정에 가장 가까웠던 때는 첫 수소폭탄 실험 직후인 1953년으로, 밤 11시58분을 가리켰다.
베니틱트 사무총장은 핵감축의 책임이 있는 국가들이1만 6800개에 이르는 핵무기 숫자를 전혀 줄이지 못했을 뿐아니라 북한의 핵개발도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2007년 지구 운명의 시계를 2분이나 앞당겨 11시 55분이 됐을 때도 핵과학자회는 2006년 10월에 북한이 감행한 핵실험을 주요 이유로 들기도 했다.
1945년 창립된 핵과학자회는 18명의 노벨상 수상자와 스티븐 호킹 영국 캠브리지대 물리학 교수 등 명망가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지구 운명의 날 시계는 1947년 시작 당시 인류 파멸 7분 전에 맞춰졌으며, 올해를 포함해서 지금까지 21번의 시간 조정이 있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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