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호황을 누렸던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꺾이며 올해 안에 2~3개 업체는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인터넷판은 중국 공업신식화부(工業和信息化部ㆍ공신부)의 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정점에 이르렀으며 올해 10%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보통신을 관장하는 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휴대전화 시장은 22% 성장했다. 2세대(2G)와 3G 피처폰은 각각 64%, 46% 위축됐다. 그러나 스마트폰 부문이 8.9% 성장하면서 3억8900만대나 팔려나간 덕이다.
올해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현재 중국의 휴대전화 가입자는 12억8000만명이다. 전체 인구의 95%가 휴대전화를 갖고 있는 셈이다. 휴대전화 보급률이 높다는 것은 추가 판매에 한계가 있으니 교체 수요를 노려야 한다는 뜻이다.
포브스는 다른 문제도 지적했다.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이 실제 소비자들에게 팔린 수치가 아니라는 점이다. 제조업체에서 유통사나 이동통신사로 공급된 물량이라는 것이다. 이 가운데 20~30%가 재고로 쌓여 있으리라는 게 포브스의 추정이다.
따라서 막대한 재고를 정리하기 위한 가격 할인 경쟁은 불가피하다. 이런 판국에 소비까지 위축되다 보니 시장 자체가 줄 게 뻔하다.
그나마 화웨이ㆍ레노버ㆍZTEㆍ샤오미 같은 중국의 대형 스마트폰 업체는 든든한 재력ㆍ기술력 덕에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포ㆍ원플러스ㆍ스마티잔 등 저가를 앞세운 후발 중소형 업체의 처지는 매우 위험하다. 포브스는 올해 말까지 중국의 중소 스마트폰 제조업체 2~3개가 두 손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잘 아는 중국의 스마트폰 업체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원 발굴에 나서고 있다. 최근 화웨이는 미 시장 진출을 위해 마케팅 확대에 나섰다. 이익률 높은 중고가 제품 판매량도 늘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화웨이는 스마트폰 사업이 다소 부진해도 통신장비 사업을 갖고 있는만큼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제한된다.
'짝퉁 애플'로 불리던 샤오미는 이제 중국 너머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샤오미가 최근 공개한 5.7인치 화면 '샤오미 노트'의 수준은 애플을 위협할 정도다. 이로써 샤오미에는 선진시장을 공략할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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