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나주석 기자]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15일 "진보의 힘을 모으는 것이 정의당에 주어진 사명"이라며 진보진영 재편에 주도적으로 나설 뜻을 밝혔다. 최근 야권 일각의 신당 창당 움직임과 통합·연대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다만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과 당을 같이 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천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더 큰 진보정치를 바라는 분 모두를 적극적으로 만나겠다. 스스로의 혁신에서 머무르지 않고 더 큰 진보정치로 나아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천 대표는 '국민모임'과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연대는 좀 그렇다"면서도 "새로운 진보정치의 재편에 관심을 갖는 4가지 그룹이 있는데 그룹 전체에 만나자는 제안을 할 것이고 직접 의견을 듣고 판단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올해의 비전인 '정의당 2.0'에 대해서는 "불안정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 노동자가 안정적이고 정당한 대우를 받도록 바꾸는 것이 정의당의 제1과제가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어 "정의당은 선언이 아닌 실천으로 비정규직 정당의 길을 가겠다"며 "목소리를 내는 것조차 너무나 힘든 노동자들은 가장 먼저 대변하겠다"고 다짐했다.
천 대표는 이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개악 정책인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반드시 막아내겠다"면서 "국회에서 단호히 맞서고 전국 현장에서 연대할 것이며 비정규직과 청년, 여성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정의당의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마련해 내놓겠다"고 전했다.
이어 "최저임금을 대폭 올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공공기관부터 시중노임단가가 적용되도록 하고 전체 저임금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상승으로 이어지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개헌과 선거 제도 등 정치 개혁 문제에 대해서는 2월8일 새로 선출되는 제1야당 신임 대표에게 원포인트 회동을 제안했다. 천 대표는 "개헌을 뒤로 미룰 이유가 없지만 그보다 더 시급한 문제는 선거 제도 개혁"이라며 "제1야당은 말로는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와 같은 개혁을 주장해 왔지만 이제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 정부의 복지·조세 정책에 대해선 "세금 앞에서 거짓말하는 정치는 이제 끝나야 한다"며 "조세정의 원칙을 따르고 오직 복지 재원으로만 사용하는 사회복지세를 대안으로 제시한다"고 했다.
아울러 "사보험 대신 국민건강보험으로 병원비를 해결하는, '건강보험하나로 정책'을 통해 돈 걱정 없이 치료받는 사회를 만들겠다"며 "이동통신사의 통신비 원가를 공개하고 가격 담합을 막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제출해 서민들의 통신비 부담을 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전 문제와 관련, 그는 "핵 발전은 사회 전체의 안전과 미래세대와의 공존이 달린 문제"라며 "정의당은 월성 원전 1호기 폐로를 시작으로 2015년을 안전한 나라, 원전 제로 대한민국으로 가는 원년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관계에 대해선 "광복 70년·분단 70년, 이제는 평화와 통일로 가는 결정적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3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 대표는 "20대 총선에서 최소 100명의 정의당 후보들이 출마할 것"이라며 "올해부터 후보들을 발굴하고 교육하고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유례없는 과감한 선제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권 분열 조짐에 대해 "야권은 2016년 총선 전까지 계속 요동칠 것"이라며 "그 결과가 권력 추구만을 위한 이합집산이 돼서는 안 된다. 야권에 혁신 경쟁이 일어나야 하고 이를 통해 판이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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