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축구대표팀이 쿠웨이트에 진땀승을 거두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대표팀은 13일 오후 4시(한국시간)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쿠웨이트에 1-0으로 이겼다. 남태희(레퀴야SC)가 전반 36분 선제골을 넣었다. 오만과의 1차전(10일·1-0 승)에 이어 2연승을 달린 한국은 승점 6으로 조 선두에 올랐다. 이어 열릴 호주와 오만의 경기에서 호주가 이기거나 무승부일 경우 8강 진출을 확정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61·독일)은 오만과의 1차전에 선발로 나선 조영철(카타르SC) 대신 이근호(엘 자이시)를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낙점했다. 이밖에도 부상과 감기 등 선수들의 컨디션을 감안해 1차전 선발명단에서 일곱 명을 바꿨다.
4-2-3-1 전형의 섀도 스트라이커는 구자철(마인츠) 대신 이명주(알 아인)가 맡았다. 좌우 날개도 손흥민(레버쿠젠)과 이청용(볼턴)에서 김민우(사간 도스)와 남태희로 교체했다. 중원은 기성용(스완지시티)과 박주호(마인츠)가 책임졌다. 포백(4-back) 수비는 왼쪽부터 김진수(호펜하임), 장현수(광저우 부리), 김영권(광저우 헝다), 차두리(FC서울)가 자리하고, 골문은 감기로 빠진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을 대신해 김승규(울산)가 지켰다.
쿠웨이트는 3-5-2 카드를 꺼내들었다. 전방부터 강하게 압박을 하면서도 수비 때는 좌우 미드필더가 측면 수비에 가담해 다섯 명이 수비진을 구성하는 등 균형을 유지하는데 신경 썼다. 중원에서 공방전을 거듭하면서 두 팀 모두 전반 중반까지 슈팅이 나오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 24분 한 차례 위기를 맞았다. 후방을 지키던 장현수가 중앙선에서 넘어온 패스를 처리하다 헛발질했다. 달려든 상대 공격수 유세프 나세르(25)와 끝까지 몸싸움을 하며 돌파를 막아 실점위기는 넘겼다. 곧바로 대표팀의 반격도 있었다. 미드필드에서 김민우가 밀어준 침투패스를 받아 이근호가 골키퍼와 단독으로 맞섰다. 그러나 오른발 슈팅이 골키퍼 몸을 맞고 골대를 넘어갔다.
아쉬움도 잠시, 남태희가 쿠웨이트의 골문을 열었다. 전반 36분 차두리가 빠른 속도로 오른쪽 측면을 돌파해 올린 크로스를 골대 앞에서 헤딩슛으로 연결해 그물을 흔들었다.
대표팀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명주를 빼고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조영철을 투입했다. 그러나 만회골을 넣기 위해 강하게 덤비는 쿠웨이트의 공세에 초반부터 흔들렸다. 수비진의 협력 플레이도 불안했다. 후반 3분에는 상대 미드필더 알리 알 마크시드(29)에게 골대를 맞고 나오는 중거리 슈팅을 허용했다. 후반 14분에도 장현수가 벌칙구역 안에서 마크시드를 놓치면서 골과 다름없는 위기를 넘겼다.
선제골의 주인공 남태희가 분위기 반전을 위해 전방에서 고군분투했다. 한 박자 빠른 움직임으로 돌파를 시도하며 상대 수비의 반칙을 유도했다. 후반 29분에는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정확한 크로스로 이근호의 헤딩슛을 도왔다. 골키퍼 선방으로 득점하지 못했지만 쿠웨이트로서는 가슴을 쓸어내린 장면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곧바로 최전방 스트라이커 이정협(상주)을 투입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후반 37분에는 박주호가 약 30m 거리에서 날카로운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그러나 또 한 번 골키퍼가 몸을 날려 쳐냈고, 추가득점 없이 그대로 경기를 마쳤다.
대표팀은 17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개최국 호주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한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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