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알미늄, 그룹회장에서 자문으로 정정, 해임파동 관련 추측 나돌아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일본 자회사 세 곳의 임원에서 해임되면서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한국 롯데 계열사들의 신 부회장 관련 공시에 잇단 오류가 발견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일 롯데알미늄은 잇따라 3개의 정정공시를 냈다. 롯데알미늄은 지난해 1~3분기 분기보고서에서 신동주 부회장의 담당업무를 '그룹회장'으로 기재했다가 이를 '자문'으로 수정했다.
롯데측은 지난해 4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알미늄 등 비상장 계열사 등기이사에서 사퇴할 당시 임원현황표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실무자가 실수로 잘못 기재해 발생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감한 시점이다 보니 이를 두고 여러 추측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신 부회장이 롯데알미늄을 통해 한국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았겠냐는 의견이다. 롯데알미늄의 경우 일본측 지분율이 특히 높은데, L제2투자회사가 34.92%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이며 광윤사가 22.84%로 2대주주다.
신 부회장과 관련된 롯데 계열사의 공시 오류는 또 있다. 신 부회장은 2013년 8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꾸준히 롯데제과의 지분을 매입하며 롯데제과의 지분율을 높여왔다. 롯데제과의 지난해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신 부회장의 지분율은 3.92%로 기재돼 있다. 그러나 8월29일 최대주주 지분변동 공시에는 신 부회장의 지분율이 3.96%로 높아진 것으로 나온다. 3.96%의 지분율은 신동빈 회장(5.34%)과의 격차가 1.38%포인트로 좁혀져 10년간 두 형제가 지켜온 1.4%의 지분격차가 깨졌다는 의미가 있다.
이와 관련해 롯데제과측은 "직원의 단순한 실수로 8월말 지분 매입을 반영하기 이전 지분율은 잘못 적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주주의 지분율은 분기보고서의 정정 사안은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정정하진 않았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분기보고서의 경우 투자 판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재무제표 외의 내용은 정정할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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