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이장현 기자] 금융감독당국이 금융시장 불안 확대에 대비해 국내은행의 스트레스테스트 기준을 개편하는 등 외화유동성 관리체계 강화에 나선다. 또 대외 익스포져 리스크관리 강화를 위해 국가별 위험관리 모범규준을 제정하고,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에 대한 정밀 모니터링 체제를 구축키로 했다.
9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국내은행의 위기대응 능력을 한층 높여나가기 위해 올해 연말까지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 기준을 개편키로 하고 이에 대한 후속 절차에 착수했다. 스트레스테스트는 외부 충격에 대한 금융회사들의 위기관리 능력을 평가하는 작업으로 2011년 국내은행에 첫 도입된 이후 4년 만에 개편되는 것이다. 국내은행들은 2011년 7월 이후 금융당국이 정한 스트레스테스트 기준에 따라 매월 자체적으로 평가를 실시한 후 이 결과를 금융당국에 보고 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스트레스테스트 기준을 개편하기로 한 것은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실시한 금융부문 평가 프로그램(FSAP)에서 부정적 결과가 나온 데 따른 것이다. 당시 IMF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국 금융시장의 취약성은 크게 개선된 반면 한국경제 리스크는 여전히 지속된다"며 "은행의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약한 수준으로 기업과 가계대출의 취약성은 경기침체가 지속될 경우 건전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위기 상황을 가정해 스트레스테스트를 한 결과 은행권의 경우 어느정도 회복력이 있는 반면,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완충장치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IMF FSAP 평가 결과는 물론 업계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 개편 방향을 결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IMF가 내 놓은 FSAP 평가 결과를 포함해 금융사들의 의견과 전문가들의 조언까지 모두 종합적으로 고려해 (스트레스테스트 기준)개편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조만간 국내은행 리스크 담당자들이 참여하는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금융연구원 등 외부 전문기관에 스트레스테스트 개편 방향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필요할 경우 스트레스테스트 기준이 강화된 해외 금융감독당국에 현장조사도 다녀올 예정이다. 이를 종합해 늦어도 올 연말께 새로운 스트레스테스트 기준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외환부문 수익성 부담 등을 감안해 스트레스테스트 기준 개편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국내 금융회사의 대외 익스포져 리스크관리 강화를 위해 국가별 위험관리 모범규준을 제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또한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과 외화차입 여건 등에 대한 정밀 모니터링을 통해 외환부문 잠재리스크를 조기 포착하고 선제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와 폭,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 신흥국 디폴트 등 위기상황별 모니터링 체제를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FSAP
IMF와 세계은행(WB)이 공동으로 도입한 평가프로그램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금융시스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25개 회원국과 금융안정위원회(FSB) 회원국을 대상으로 금융시스템과 안정성, 금융정책·감독의 국제 기준 충족 여부, 금융 및 통화 정책의 투명성 등을 평가하는 프로그램이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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