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9% 많은 규모…한계기업 경영난 가중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올 1분기 14조원이 넘는 회사채 만기가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동성 위기 등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수천억원대 회사채 만기가 돌아와 차환에 적잖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우려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회사채 만기도래 규모는 49조5430억원으로 전년보다 5.4% 줄었다.
그러나 1분기에만 14조1960억원이 몰려 전년 동기 대비 8.9% 많은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특히 2월에 가장 많은 5조7894억원이 집중돼 있다.
업황 악화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내달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어 원활한 차환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현대중공업(5000억원)을 비롯해 이마트(4000억원)ㆍ대한항공(4200억원)ㆍ삼성중공업(3000억원)ㆍ현대상선(2200억원)ㆍ한진해운(2000억원)ㆍLG이노텍(2000억원) 등이 내달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조선ㆍ해운산업의 경우 장기 침체에 빠지면서 대기업들도 경영난을 겪고 있다. 특히 한진해운(BBB-)과 현대상선(BB0)은 최근 신용등급이 한단계씩 떨어져 자금조달 여건이 더욱 악화된 상태다. 이들은 최근 국제 유가 하락으로 영업수익성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열악한 수익구조 및 선박 공급 과잉 지속으로 해운업황이 쉽사리 나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회사채 차환을 위해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추진 중이다. 일반 회사채 발행으로는 흥행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대한항공은 지난해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미달 사태를 겪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회사채시장의 양극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 올해 발행 여건이 지난해보다 좋지 않을 것"이라며 "상반기 미국의 금리 인상도 예상되고 있어 자금조달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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