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중인 쌍용건설이 3년 만에 아파트 공급과 신입 채용을 재개한다. 지난해 12월 중동 두바이투자청(ICD)이 쌍용건설 인수합병(M&A)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새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올리는 셈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은 올해 아파트 3172가구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오는 8월 부산 동래구 사직동 조합아파트 914가구(일반 분양 755가구)를 시작으로 9월 김해 삼문동 조합아파트 722가구, 12월 창원시 마산합포구 교방동 재개발 아파트 1538가구(일반 841가구)로 주택 사업 재개를 알린다. 지난 2012년 6월 울산 화봉지구 쌍용예가 487가구를 마지막으로 주택 공급을 '본의 아니게' 접은 지 3년 만이다.
창원 마산합포구 사업은 2006년 6월 수주했으며, 올 12월 일반 물량 분양을 목표로 한다. 김해와 부산의 지역주택조합 사업(시공 예정)은 지난해 지역주택조합과 리모델링 등 국내 민간 틈새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로 한 데 따른 결과다. 일반 분양과 달리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보증이 필요 없고 조합원의 70~80%를 모집한 뒤 도급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미분양 위험부담이 적어서다.
쌍용건설은 또 3년 만에 신입사원을 뽑는다. 2013년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 2014년 법정관리로 중단됐던 신입사원을 채용키로 한 것이다. 어떤 부문에서 몇 명을 채용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1월 중 두바이투자청과 협의해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력사원의 경우 그동안 수시 채용했다.
쌍용건설은 이처럼 아파트 분양을 재개하고 신입사원을 채용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19위인 쌍용건설은 경기 침체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지난해 1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7월 말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인가를 받았고 12월27일 두바이투자청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재 정밀실사가 진행 중이며 최종 가격협상 등을 거쳐 2월께 본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쌍용건설 매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1991년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에쓰오일(옛 쌍용정유)을 인수한 이후 중동 자본이 국내 기업을 M&A한 두 번째 사례가 된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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