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해외 전시장에서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세탁기를 파손한 혐의를 받고 있는 LG전자 조성진 사장(58)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재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이주형)는 3일 오후 1시 30분 조 사장을 2차 소환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조 사장은 지난해 30일 검찰에 출석해 15시간 넘는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검찰은 조 사장에 대한 보강 조사가 필요하고, 이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 ‘CES 2015’ 참석을 이유로 조 사장 측에서 출국금지 해제 요청을 한 점 등을 고려해 추가 소환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사장을 상대로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 있는 자툰 슈티글리츠와 자툰 유로파센터 매장에 진열된 삼성전자의 크리스털블루 세탁기 도어 연결부를 고의로 파손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또 세탁기 파손사건이 국내에 알려진 후 LG전자의 사후 조치에 조 사장이 얼마나 관여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 중이다.
조 사장은 1차 검찰 조사에서 관련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조 사장 등 LG전자 임원진이 자사의 세탁기를 파손했다며 이들을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고 관련 동영상과 세탁기를 증거로 제출했다.
검찰은 사건 현장에서 조 사장 등이 세탁기를 테스트하는 장면이 찍힌 동영상에 대한 분석을 마친 상태다. 또 세탁기연구소장인 조한기 상무 등 삼성전자로부터 고소당한 LG전자 임직원과 목격자 등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파악했다.
당초 조 사장은 'CES 2015' 참석을 이유로 검찰 소환조사를 거부해왔다. 그러나 출국금지 조치로 전시 참석이 사실상 어렵게 되고, 지난 26일 LG전자 본사까지 압수수색 당하자 결국 조사에 응하기로 방침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 사장의 진술내용과 증거 및 관련자들의 증언을 종합해 분석한 뒤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조 사장에 대한 조사가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만큼 금명간 출국금지를 해제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 관계자는 “조 사장이 소환조사에 응한만큼 납득할만한 이유를 들어 요청해 온다면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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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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